英 가디언 "존슨 총리 선거과정에 로비업체와 유착 의혹"

입력 2019-08-02 11:38
英 가디언 "존슨 총리 선거과정에 로비업체와 유착 의혹"

로비업체 전현직 직원 폭로 "선거자금 무상대여…페북 비밀 선전 조직 운영"

"공동창업자는 선거캠프 합류 위해 휴직…총리 등에 업고 정부에 영향력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수당 대표 경선에 승리해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과 호주 출신 정치 전략가가 운영하는 로비 업체의 유착 의혹을 폭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치 및 선거 전략가 린턴 크로스비(62) 소유 로비업체 CTF 파트너스의 전·현직 직원들이 최근 치러진 당 대표 경선 과정의 유착 사실을 폭로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CTF 파트너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오염 배출 기업 등 10여곳의 고객을 위해 SNS 등 온라인상에서 이름 없는 계정을 활용해 허위정보 유포 등 활동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폭로자들에 따르면 CTF 파트너스는 익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고객의 관점 또는 시각을 홍보하는 비밀스러운 활동을 해왔다.

앞서 가디언은 지난 4월에도 크로스비가 운영하는 업체가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페이스북 이용자 그룹의 배후라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가디언은 이 페이스북 이용자 그룹이 영국 국민에게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영국이 협정체결 없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심는데 100만파운드(약 14억5천만원)를 썼다고 전한 바 있다.

존슨은 취임 후 오는 10월 말 반드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유럽연합과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뿐만 아니라 CTF 파트너스는 존슨 총리의 선거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는 게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다.

보수당 대표 경선에 나선 존슨의 선거 사무실 임대 및 선거 사무원 고용에 필요한 돈을 무이자로 빌려준 것은 물론, CTF의 공동창업자인 마크 풀브룩은 존슨의 성공적인 보수당 대표 경선 운동을 위해 휴직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CTF가 보수당 대표 경선에 승리해 총리가 된 존슨을 등에 업고 새 정부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이 업체의 전·현직 관리들이 경고했다.

크로스비는 호주 출신 정치·선거 전략가로 자국은 물론 영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스리랑카 등에서 정당 활동 및 선거 관련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메이페어의 한 건물 4층에는 전통적인 로비활동, 데이터 처리, 부자 고객의 명성 관리, 정치 캠페인 등에 특화한 크로스비의 CT 그룹 계열사 10여곳의 사무실이 몰려 있다.

가디언은 이 건물이 호주의 시드니, 캔버라, 오클랜드는 물론 미국 워싱턴 DC, 이탈리아 밀라노에까지 퍼져 있는 전 세계 CT그룹 전초기지들의 허브 격이라고 설명했다.

CT 그룹의 영국 내 정치 컨설팅 자회사인 CTF 파트너스는 홈페이지에 "총리 선거 승리부터 세계를 선도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CTF 파트너스는 고객에게 비교 불가의 경험과 성공을 안긴다"는 소개 글을 올려놓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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