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고려안해"라면서 고향 들락날락…폼페이오 상원 출마할까

입력 2019-08-01 16:46
"출마 고려안해"라면서 고향 들락날락…폼페이오 상원 출마할까

WSJ, 폼페이오의 '알쏭달쏭' 행보 지적하며 출마설 보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내년 상원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해놓고 정작 고향 캔자스와 연관된 행사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출마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캔자스주 출신 퇴역군인들과 만난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캔자스에 더 많은 군사시설을 들여올 방법이 있겠느냐'고 질문하자 "다음 상원의원이 틀림없이 그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답하며 환히 웃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주변에선 이를 '뼈있는 발언'으로 해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캔자스 출신 법률가와 사업가, 로비스트들이 참석하는 연례행사에 등장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교류했다.

이 자리에서도 상원의원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는 모범답안을 내놔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그가 굉장히 일찍 와서 늦게까지 머물렀으며 참석자들과 모두 악수를 했다"면서 "(상원의원 선거) 후보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가족과 관련된 이유'라는 측근의 설명이 따라붙긴 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여름 휴가도 캔자스에서 보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행보는 "상원의원 출마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최근 공개 발언과 달리 내년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공화당 안팎의 해석이다.

여러 정황도 출마 가능성을 부채질한다.

공화당 지도부는 팻 로버츠 캔자스주 상원의원의 은퇴 선언으로 생길 공석을 메울 최적격자로 여전히 폼페이오 장관을 지목하고 있다.

크리스 코백 전 캔자스주 법무장관이 지난달 8일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 지도부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있다. 캔자스는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곳인데도 코백은 지난해 11월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로라 켈리 후보에게 패했다.

상원 과반 사수에 필사적인 공화당으로선 폼페이오 장관 차출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코백이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폼페이오 장관이 출마하기를 바란다고 공개 구애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출마를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는 내년 6월까지만 출마를 결정하면 된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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