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실세 부총리 아들 휴양지서 경찰 수상보트 사적 이용 '구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강경한 난민정책 등을 내세워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이탈리아 실세 정치인 아들이 휴양지에서 인명 구조에 사용되는 경찰 수상 보트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을 구성하는 극우정당 동맹 소속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아들이 최근 동북부 라벤나 인근 해변에서 경찰 수상 보트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인명 구조 등 수상 안전 활동에 쓰이는 경찰 보트를 개인 오락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는 살비니 부총리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에 급속히 유포돼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부친인 살비니 부총리가 경찰 조직을 통할하는 내무장관직을 겸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표적이 됐다.
논란이 일자 살비니 부총리는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아들이 경찰 보트를 탄 것은 아버지인 나의 실수"라면서 "(보트를 내준) 경찰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소속 정당인 동맹은 이번 일이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등극한 뒤 지속하고 있는 지지세 확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살비니 부총리 가족의 부적절한 처신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 소속 에마누엘레 피아노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 보트는 살비니 가족을 즐겁게 해주려는 목적이 아닌, 안전을 담보하고자 존재한다"며 "이런 일로 경찰이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도 정당 '피우 에우로파'의 피에르카밀로 팔라스카 사무차장도 최근 발생한 경찰관 피살 사건으로 국민적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일로 경찰이 조롱의 대상이 됐다면서 살비니 부총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라벤나 경찰은 살비니 부총리의 아들이 경찰 보트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는지를 규명하고자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