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럼프 이길 적임자"…민주당 후보들 2차 토론서 경합
의료보험·이민정책 놓고 '워런·샌더스 VS 나머지 후보' 의견대립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3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간 2차 TV토론 참가자들은 서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무너뜨릴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이날 토론은 31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는 2차 TV 토론의 첫날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후보, 스티브 블록 몬태나 주지사, 존 델레이니 전 하원의원, 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 등 총 10명이 참여했다.
후보들은 3시간에 걸쳐 저마다의 공약을 놓고 열띤 대화를 했지만 결국 '20여명의 후보 중 누가 내년에 트럼프를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 가장 유리한가'라는 문제로 귀결됐다고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은 평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맞붙을 때 자신이 가장 유력한 대항마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다는 것이 어렵지만,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과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 자신이 제시한 젊은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워 "비전과 흥분, 에너지가 있는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여론 조사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꾼이자 위선적인" 면모를 드러내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상대 의원들의 공약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히켄루퍼 전 주지사는 샌더스 의원의 사회주의를 포용한 듯한 공약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덜레이니 전 의원은 "동화 같은 경제가 아닌, 실현 가능한 것들"을 제시해야 이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워런 의원은 "할 수 없는 것, 싸울 수 없는 것만 얘기하려는 사람이 왜 귀찮음을 무릅쓰고 대통령 선거에 나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간다"고 맞받아쳤다.
중도 성향인 블록 몬태나 주지사가 민주당이 지난달 마이애미 토론에서 후보자들이 너무 왼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하자 진보 성향의 후보들은 오히려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정책에 환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분명한 대조를 이루는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날 토론은 유력 후보인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이 서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가운데 나머지 의원들이 이 두 사람을 맹공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워런·샌더스 대 나머지 후보들'의 구도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의료보험과 이민 문제에 있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이 지지하는,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 플랜을 위해 부유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세금을 인상하는 안에 대해 나머지 의원들은 우려를 표했다.
또 후보들은 이민 정책에 있어서도 이견을 나타냈다.
워런 의원은 합법 이민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샌더스 의원도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오다 체포된 이민자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두둔했다.
그러나 블록 의원은 불법 월경 단속에 대해 "모든 것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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