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트럼프 행정부 사우디 핵기술 이전 제동

입력 2019-07-31 15:51
미 상원, 트럼프 행정부 사우디 핵기술 이전 제동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밀착 관계 견제에 나선 미 의회가 민주-공화 초당적 발의로 사우디에 대한 핵기술 수출제한법안을 발의한다고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30일 밝혔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메릴랜드)과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핵 협력 협정과 같은 안전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 수출입은행이 사우디에 대한 핵기술과 장비 이전에 금융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핵확산을 막기 위해 사우디에 대한 핵기술 이전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 안전조치 의정서와 같은 제한적인 국제기준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미 수출입은행은 미국의 핵에너지 장비와 기술 수출에 따른 금융지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밴 홀런 의원은 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코 핵물질이 잘못된 수중에 들어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사우디)왕세자와 그 정권은 그들이 신뢰받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사우디 정권을 겨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에 핵기술 이전을 추진하면서 의회에 '투명'하지 못했으며 적절한 감독 없이 비밀리에 핵기술 이전을 추진해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간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상원의 법안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업계 절친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우디 원전사업 수주를 시도했다는 하원의 '폭탄' 보고서가 공개된 후 취해진 것이다.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사업가인 토머스 배럭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우디 원전사업 수주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사업 이권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자 커밍스 감독개혁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기업과 외국 세력들이 그들의 독특한 접근을 이용해 사우디에 대한 미국 핵기술 이전을 지원하려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FP가 입수한 법안은 사우디가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포기하고 만수용 핵에너지를 규제하는 핵에너지 법에 따른 핵 협력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한 미 수출입은행이 기술이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2018년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원전 수출과 관련해 금융지원 신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은 수출입은행에 사우디에 대한 모든 핵기술 이전에 따른 금융지원 신청을 의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미 의회는 사우디의 인접 예멘 내전 개입과 사우디 정권의 자국 언론인 살해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사우디 지원과 관계 접근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회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사우디 무기 수출에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사우디 정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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