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와인세' 맞불에 佛 농무장관 "어리석은 짓" 맹비난
기욤 장관 "미국계 IT 공룡 세금 당연히 내야…보복관세는 터무니없고 어리석어"
프랑스-미국, 글로벌 IT 기업 디지털세 부과 둘러싸고 무역갈등 격화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산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거론한 것을 두고 프랑스 농무장관이 "터무니없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BFM 방송에 출연해 "정치·경제 논쟁에서 '너희가 디지털세를 부과하니까 우리는 너희의 와인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완전히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글로벌 IT 공룡들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들이 프랑스의 노동력을 고용하면서 엄청난 이윤을 거둔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라면서 "그들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기욤 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보복 관세를 거론한 것은 1년 사이 이번이 세 번째라면서, 미국이 실제로 실행에 나설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미국계 글로벌 IT 기업들에 이른바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산 와인을 겨냥해 보복관세를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 트위터에서 "프랑스는 우리의 위대한 미국 기술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한다"면서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해 상당한 상호적(reciprocal) 조치를 곧 발표하겠다. 나는 항상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좋다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미국계 글로벌 IT 기업들을 상대로 일명 디지털세 또는 GAFA세 부과를 추진 중이다.
연수익 7억5천만 유로(9천900억원 상당)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천500만 유로(330억원 상당)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글로벌 IT 기업에 대해 이들이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방안이 이달 초 상원에서 의결됐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은 미국, 중국,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지의 IT 대기업 30여 개인데 특히 미국의 'IT 공룡'들이 주요 표적이다.
디지털세를 부르는 다른 이름인 GAFA세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앞글자를 따서 붙여졌다.
이에 미국은 프랑스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관세 보복을 경고해왔다.
현재 미 무역대표부(USTR)는 불공정 무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프랑스의 조치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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