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노 딜' 앞두고 집안단속…"자치정부에 4천400억 투자"
오늘부터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 방문
"영국 연합왕국의 유대관계 새롭게 할 때"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웨일스와 북아일랜드를 잇따라 찾는다.
브렉시트(Brexit) 이후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분리독립 움직임이 예상되자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스코틀랜드 지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서 존슨 총리는 영국 연합 왕국의 결속을 강조하는 한편,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3억 파운드(약 4천4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할 예정이다.
사전배포 자료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우리 (영국) 연합은 역사상 정치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연합"이라며 "우리는 글로벌 브랜드이며, 함께 할 때 더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우리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합 왕국을 묶는 유대관계를 새롭게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열정적인 연합주의자라고 밝힌 그는 "총리로서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우리 연합을 고취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취임 이후 바로 자치정부를 찾은 것은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자치정부의 독립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 실시 시기를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
스코틀랜드는 300년 이상 영국의 일원으로 지내오다가 지난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다.
이후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키로 하면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중앙정부에 제2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해왔다.
SNP는 존슨 총리가 "영국(연합 왕국)의 마지막 총리가 될 것"이라며 분리독립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존슨 총리의 '노 딜' 브렉시트 추진에 대한 반대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스터전 수반과 마크 드레이크포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은 이미 존슨 총리에게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와 결별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의 루스 데이비드슨 대표 역시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해서는 안된다. 그 경우에 나는 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내놓은 3억 파운드 투자 약속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재무장관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충분하지 않은 지출 계획으로 스코틀랜드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그의 새 역할에 대해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스코틀랜드에 이어 웨일스에서는 농촌 지역사회를 둘러보고, 북아일랜드에서는 공동정권 출범 협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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