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발전용 핵기술 필수…중수로 설계변경 진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28일(현지시간) 전력 생산을 위한 핵기술 개발은 이란의 에너지 정책에 필수적이라면서 이를 계속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살레히 청장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 "미래 세대를 위해 전력을 생산하려면 핵기술 사용과 개발은 필수적이다"라며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석유를 대신하려면 원자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과 언론은 이란의 핵기술 개발 정책의 목적을 핵무기 보유로 연결하곤 하지만, 살레히 청장은 이날 평화적 목적의 발전용 핵기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설계변경(현대화) 중인 아라크 중수로와 관련, 살레히 청장은 이날 "현재 진행 중이다. 설계 변경 뒤 가동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살레히 청장은 26일에도 "중국과 영국이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 변경에 협조해 잠시 중단된 이 작업이 재개돼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아라크 중수로를 의학·연구용으로 설계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중수로는 경수로와 다르게 농축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연료봉으로 쓸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인공 방사성 핵종인 플루토늄 추출이 용이하다.
이날 살레히 청장의 발언을 두고 서방의 주요 언론은 "이란이 아라크 중수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라고 보도, 이 원자로의 설계 변경을 중단하고 핵합의 이전으로 곧 되돌아가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 최고지도자 직속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 변경을 중단하는 안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핵합의 이행 범위를 계속 축소하는 만큼 조만간 핵무기의 핵심 원료인 플루토늄 획득과 직결된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 변경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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