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치적 불확실성 커져…4년새 네 번째 총선 치르나
현 사회당 과도내각, 9월까지 의회 신임 못받으면 11월에 총선 다시 해야
산체스 총리 "야권과 대화 포기하지 않을 것"…정부구성협상 계속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의회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한 스페인 중도좌파 과도정부가 야권을 상대로 다시 한번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선다.
사회노동당(PSOE)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또다시 정부구성을 위한 협상에 실패하면 스페인은 4년 사이에 네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되는 상황이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중도좌파 사회당은 향후 두달 간 야권과 느슨한 정치연대를 하는 방안을 포함해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모든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페인 하원에서 전날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임안 부결에는 사회당이 집중적으로 연정 협상을 벌여온 급진좌파정당 포데모스와의 협상이 표결 직전 결렬된 탓이 컸다.
지난 석 달 간 협상에서 포데모스는 사회당에 내각의 주요 각료 자리를 요구해왔지만, 사회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복수의 정파가 함께 내각을 운영하는 연립정부 방식은 일단 접어두고, 포데모스를 상대로 향후 4년간 사회당의 국정운영에 큰 틀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르멘 칼보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포데모스가 가로막았다. 그 방향으로는 이제 길이 없다. 다른 형식들이 검토될 것이지만 연립정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 역시 전날 밤 TELE 5 방송 인터뷰에서 새 정부 출범을 위해 포데모스 등 야당들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또다시 총선을 치르는 방안은 피하도록 하겠다면서 우파 국민당, 중도 시민당 등 주요 4개 정파에 "현 상황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정치적 교착을 함께 타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페인 헌법에 따르면 지나 4월 28일 조기총선에서 과반에 못 미치는 제1당이 된 사회당의 대표인 산체스는 현재 과도내각의 임시총리 신분이다.
지난 23일과 25일 의회의 두 차례 신임 투표에서 거부당한 현 내각은 따라서 헌법상 오는 9월 중순까지는 의회의 신임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신임 확보에 끝내 실패하면 스페인 국왕은 의회를 해산하고 11월 10일에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사회당이 9월까지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또다시 실패해 총선을 선언하게 되면 스페인은 최근 4년간 무려 네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한 차례 총선을 실시한 스페인이 올해 두 번의 총선을 더 치르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당이 연정 협상에 극적으로 성공하지 않는 한 스페인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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