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모들 소집한 회의 후 환율시장 개입 않기로 결정"
CNBC 보도…"자본통제 아이디어에 대부분 '극단선택' 평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환율시장 개입 배제가 원칙"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까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미국이 본격적 환율전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 후 환율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미 CN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다른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참모들을 소집해 무역원칙과 관련한 회의를 했으며, 주된 논의는 달러화 가치를 약화하는 방안이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회의에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위해 자본 통제를 실행하거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나 커들로 위원장이 TV에 출연해 달러화를 헐뜯는 말을 하는 아이디어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석자는 달러화 절하를 위한 자본통제는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환율시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주장했지만,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의 10%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회의에 참석한 환율시장 개입 반대주의자들은 (개입 반대 논리로) '완전무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결국 그 회의는 새로운 환율정책에 대한 결정 없이 끝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디어 출연을 지속하는 것이 자신의 신조(달러 약세)를 도울 것이라는 희망을 하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달러화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 우리가 그것에 관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커들로 위원장과 므누신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 나바로 국장, 크리스토퍼 리델 백악관 정책조정담당 부비서실장, 토마스 필립슨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이날 CNBC에 출연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면서 "우리가 가진 경제적 원칙은 환율시장 개입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弱) 달러'를 원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이 우려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무역에서 단기적, 일시적 이득을 위해 자신들의 통화 가치 하락을 조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18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달러화 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이것은 미래에 검토할 수 있는 것(문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볼 것을 측근들에게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어젠다 가운데 하나인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는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환율조작 게임을 하고 있고 그들의 (통화) 시스템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우리도 응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달에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를 즉각적으로 떨어뜨려 불공평하게도 미국과의 경쟁을 더 쉽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들(유럽)은 중국,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수년간 교묘하게 이런 식으로 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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