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호주 해양생태계 45% 훼손"

입력 2019-07-26 17:07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호주 해양생태계 45% 훼손"

극단적 기후로 영향받은 해안선 길이, 멕시코만 기름 유출 피해의 4배"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해수 온도 상승이나 집중 호우 등 기상이변 현상이 2011∼2017년 사이 호주 인근 해양 생태계를 절반 가까이 훼손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DPA통신에 따르면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소속 연구자들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27일 발간된 학술지 '해양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실었다.

연구팀은 해양 온도 상승, 열대 폭풍우나 사이클론으로 인한 집중 호우, 가뭄 등 기상 이변이 산호·켈프(해조류)·맹그로브·해조류 군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러셀 배브콕은 지난 10년간 극단적인 기후의 영향을 받은 해안의 길이가 8천㎞를 넘었다며, 이는 2010년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해안선 길이의 약 4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2011·2013·2016·2017년에 각기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친 해수 온도 상승으로 호주 북부의 여러 곳에서 산호 백화(Coral bleaching, 산호 세포 조직 내의 황록공생조류가 빠져나가 산호가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 동부와 서부 해안에 내린 비정상적인 집중호우는 해초에도 영향을 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호주의 산호는 해수 온도 상승, 산성화, 어류 남획, 수질 악화로 타격을 받았으며, 호주 동부와 서부 해안의 산호초는 2011∼2017년 사이에 4차례 각기 다른 백화 현상의 영향을 받았다.

호주 동부 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경우 산호 사망률이 9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그레이트 배리어 북쪽 바다에서는 암초가 살아 있는 석산호류(stony coral)에 덮여 있는 비율(Coral Cover)이 50%를 넘게 줄어든 곳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생태계 모형에 의하면 해수 기온 상승과 같은 인간이 유발한 점진적인 기후 변화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의해 더욱 악화하며 해양 생명체와 이들의 서식지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베스 풀턴은 "주요 종군(種群)이 (극단적인 기후의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데는 평균 10∼15년이 소요된다"면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빈발하면 "생태계가 결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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