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시바메모리 연내 상장 포기…반도체 시황 악화 영향

입력 2019-07-26 08:49
日 도시바메모리 연내 상장 포기…반도체 시황 악화 영향

올 10월부터 사명 '도시바메모리→기옥시아'로 변경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반도체 대기업인 도시바(東芝·TOSHIBA)메모리홀딩스가 연내 상장 계획을 접었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이르면 올 11월로 예정했던 신주 공모 방식의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반도체 시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상장을 미루기로 한 주된 배경이다.

교도통신은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상장에 필요한 준비절차도 늦어져 연내 상장이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도시바 측은 그러나 기업공개 준비를 계속해 내년 3월까지는 상장을 성사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메모리는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플래시메모리 시황의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중순에는 주력 생산기지인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에서 정전 사태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1개월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도시바메모리는 일본 내 제2 생산거점으로 이와테(岩手)현 기타카미(北上)시에 짓는 신공장을 연내 가동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업공개를 통한 신규 조달 자금을 설비투자 확충에 활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연내 상장 불발로 이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모태로 2017년 출범한 도시바메모리는 원래 올 9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했다가 11월 이후로 한 차례 상장 일정을 늦췄다.

경영 부진에 빠진 모회사 도시바는 지난해 6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축이 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도시바메모리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애플, 델 등 미국의 거대 IT 기업 외에 한국 SK하이닉스가 참여했다.

도시바도 약 3천500억엔(약 3조8천억원)을 재출자해 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도시바메모리는 스마트폰 등의 저장매체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한편 도시바메모리홀딩스는 올 10월부터 사명을 '기옥시아홀딩스'(Kioxia Holdings Corporation)로, 산하 사업회사인 도시바메모리의 사명을 '기옥시아'로 각각 바꾼다.

기옥시아(キオクシア)는 일본어의 기억(記憶)과 그리스어의 가치(價値)를 의미하는 악시아(axia)를 합친 말이다.

회사 측은 새 사명에는 플래시 메모리와 SSD 사업 부문의 리딩 기업으로서 현재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세계를 바꾸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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