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아마존 고속도로 아스팔트로 포장하겠다"

입력 2019-07-26 05:53
브라질 대통령 "아마존 고속도로 아스팔트로 포장하겠다"

환경문제 또다른 논란거리 부각…'아마존 여전사' 마리나 시우바 견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환경보호보다는 개발을 우선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나는 고속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겠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州都)인 마나우스 시내 경찰학교를 방문, BR-319 연방고속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의 여전사'로 불리며 지속가능네트워크(Rede)라는 정당을 이끄는 마리나 시우바를 거론하면서 "시우바가 장관이었다면 도로가 포장되는 일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에 반대할 것이 뻔한 시우바를 견제하는 발언인 셈이다.



아마조나스 주를 가로지르는 BR-319는 흔히 '마나우스-포르투 벨류 고속도로'로 불린다. 전체 길이가 800㎞에 달하며 아마조나스 주의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ZFM)'에서 생산된 제품을 운송하는 주요 교통로이기도 하다.

BR-319 포장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문제에 가로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정부에서 환경장관을 지낸 시우바는 BR-319 포장에 강력하게 반대해 공사를 막았다.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확대를 우선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는 브라질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를 앞세워 도로포장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와 관련된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국책연구소인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히카르두 가우방 소장과도 공방을 벌였다.

INPE의 위성 관측 자료를 근거로 7월 상순에 확인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1천㎢를 넘었으며 이는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의 파괴 면적보다 70% 가까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INPE는 지난 2016년 8월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INPE의 조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와 관련된 자료가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브라질의 대외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자료가 모두 사실이라면 아마존 열대우림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INPE가 일부 비정부기구(NGO)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가우방 소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나를 해고할 수 있지만, INPE는 과학적으로 매우 견고한 조직이며 정부의 공격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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