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않는 '프듀X' 투표조작 논란…오늘은 팬 성명서
어제 엠넷 해명에 하태경 "로또 2번 당첨 확률보다 낮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엠넷의 속 시원하지 못한 해명에 아이돌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 엑스(X) 101'(이하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이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 프로그램 종영 직후부터 불거진 투표 조작 의혹과 팬들의 고소·고발 움직임에 엠넷이 전날 사과와 해명을 내놨지만,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25일에는 성명서까지 등장했다.
기존에 연예계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팬 성명서가 등장하곤 했지만, 대표성이 부족한 경우도 많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조직력, 결집력, 화력을 고루 갖췄다.
'프듀X' 시청자들로 구성된 '프로듀스 X 101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투표 결과에서 여러 가지 이상한 점들이 발견돼 현재까지도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프듀X'는 오로지 '국민 프로듀서'(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글로벌 아이돌을 데뷔시킨다는 취지로 진행돼 투표 결과의 투명성과 신뢰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그런데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제작진은 이제야 최종 득표수에 문제가 있었음을 일부 인정했다"라고 꼬집었다.
위원회는 특히 가장 중요한 투표 결과 원본 데이터 공개를 엠넷이 거부하고 있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투표 조작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고, 101명 연습생의 땀과 눈물을 농락한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문화 권력을 독점한 미디어의 횡포"라며 원본 데이터 공개와 추가 해명,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어 법률대리인을 끼고 '프듀X' 제작진을 사기·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질적인 법적 대응은 다음 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은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제기됐다. 그러던 중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러한 의혹은 더욱 큰 논란으로 확산했다.
전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를 촉구하면서 파장이 더 커졌다.
이에 엠넷은 전날 "방송 종료 후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 논란을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데뷔조를 결정짓는 연습생들의 최종 순위에 대해선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다"고 못 박았다.
또 일부 동일한 득표수 차이는 득표율을 반올림해 득표수로 재환산하면서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이날 "엠넷의 해명은 오류투성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순위가 뒤바뀌었을 가능성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엠넷의 설명에는 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득표율을 정리해 보면 소수점 둘째 자리가 0 아니면 5인데, 0부터 9 사이까지 다양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 이럴 확률은 로또에 연달아 두 번 당첨될 확률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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