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하면 강국"…인도네시아 공무원 6천명 박수로 응답

입력 2019-07-25 10:41
"한국처럼 하면 강국"…인도네시아 공무원 6천명 박수로 응답

인니 정부, '대통령 강의 포럼'에 김판석 교수 한국서 초빙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한국처럼 일하고, 디지털화하면 인도네시아는 진정한 강국이 될 것입니다."

인사혁신처장을 지낸 김판석 연세대 행정학 교수가 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스토라 스나얀 체육관에 마련된 강단에서 이같이 말하자 6천명의 신임 공무원들이 큰 함성과 박수로 응답했다.



김 교수는 이날 인도네시아 행정개혁부·국가인사청·공무원교육원이 공동 주관한 '대통령 강의 포럼'에서 유수프 칼라 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강단에 올라 30분간 강의했다.

당초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첫 번째 강사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급한 일이 생겨 부통령이 대신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무원 시험 지원자 450만명 가운데 계약직을 포함해 20만명을 선발했고, 이 가운데 우수한 자원 6천명을 선발해 이날 강의해 참석하도록 했다.

장·차관과 고위 공무원, 대사 등 기존 공무원 1천명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공무원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 교수가 먼저 "여러분은 누구?"라고 묻자 참석자들이 "공무원"이라 답했고, "공무원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국가발전에 헌신"이라 답했다.

이어 "새 인도네시아를 건설할 준비가 됐나?"라고 묻자 "예"라며 함성이 터졌다.

김 교수는 "한국의 압축 성장에는 경제 우선 정책과 교육열, 그리고 전문관료제가 뒷받침됐다"며 "한국 공무원은 보수가 다소 낮아도 국가 발전을 견인한다는 자긍심으로 밤늦게까지 일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정신으로 일하면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혁신을 잘하는 공무원에게는 상도 주고, 승진도 시켜주는 등 보상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천만명에 1만7천개의 섬을 가진 국가"라며 "공무원부터 디지털 교육을 잘하고,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디지털화하면 진정 거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김 교수에 이어 국가개발계획부 장관, 지난해 성공적으로 아시안게임을 이끈 조직위원장이 강단에 올랐다. 이날 강의는 모든 공무원이 볼 수 있도록 현지 TV로 생중계됐다.

김 교수는 강의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은 강의를 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처음 느껴봤다"며 "젊은 청년들이 중간중간 힘찬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한국인으로서 이런 자리에 섰다는 점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사행정에 정통한 학자로,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역임했다.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14일 두 번째 임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인프라 확충과 투자 문호 개방과 함께 인적자원 개발과 관료 개혁을 핵심 요소로 꼽았다.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관료주의 개혁이 매우 중요하다. 조직을 더 단순화시키고 더 민첩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만약 관료주의 사고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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