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범 '윤석열號' 사정기조 관심…적폐수사 지속하나
평소 법치주의 수립·공정경쟁질서 확립 강조…'숨 고르기' 예상도
고위간부 인사, 조직관리 능력 시험대…수사권 조정 입장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 수장인 윤석열(59·23기) 차기 검찰총장의 취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적폐 수사' 위주로 진행돼 온 검찰의 수사 기조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25일 오후 4시 대검찰청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열고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검으로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취임식에서 문재인 정부 2기 검찰의 비전과 제도개선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그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진두지휘한 적폐 수사의 향방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마무리 수사가 남아 있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은 공소유지에 큰 공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기존 수사·재판과 별개로 윤석열 체제의 검찰이 어떤 사건을 수사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새 수장을 맞은 검찰의 사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차기 총장은 여러 공식 석상에서 확고한 법치주의 수립과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와 신뢰 기반을 확립하는 데 형사법집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석열 호'의 첫 인지 사건이 대규모 기업담합 등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윤 총장 발탁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 수사를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만큼 검찰이 과거 정부의 비리를 새로 적발해 대대적인 사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다만 검찰 안팎에 적폐 수사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총장 취임 직후 단행될 검찰 고위직 인사가 향후 사정 기조의 시금석으로 주목을 받는다. 핵심 직위에 어떤 인사들을 앉히느냐를 보면 검찰의 수사 방향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는 전임 총장에 비해 사법연수원 기수가 다섯 기수가 낮은 윤 차기 총장의 조직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가운데 윤 총장의 선배 기수가 8명 남아 있다.
종전 관행대로라면 옷을 벗어야 하지만 이 같은 기수 문화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윤 차기 총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검찰에 남아 있는 윤 총장의 선배 기수와 연수원 동기들을 두고 교통정리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연수원 동기인 23기 고위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의 공개반발로 검찰 내 최대 이슈가 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윤 차기 총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윤 총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이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나 국회에서 거의 성안이 다 된 법을 틀린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한다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윤 차기 총장이 얘기하는 '찬성'의 의미는 법안의 전반적인 방향에 대한 것일 뿐,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 등 수사권 조정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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