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생존자 흡연 지속 위험, 음주할 경우 21배 증가"
세브란스병원, 성인 9만여명 분석…"금주 필요성 알려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암 생존자의 흡연 위험은 음주할 때 크게 증가하며, 특히 여성 암 생존자가 술을 마시면 흡연 위험이 비음주자보다 21배 이상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희진·지선하 교수팀은 한국의학연구소와 함께 20∼64세 한국 성인남녀 9만1천40명을 대상으로 음주 여부와 만성질환 과거력 등에 따른 흡연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암 생존자는 암 진단 후 치료를 받는 사람부터 치료 후 생존하고 있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암 생존자군(남성 1천375명, 여성 671명)과 비(非) 암 생존자 군으로 구분하고, 각 집단에 대한 설문·신체계측·혈액검사 등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생존자의 현재 흡연율은 비 암 생존자에 비해 낮았다. 하지만 암 질환 진단을 받은 암 생존자 가운데 남성의 33.53%, 여성의 2.53%는 여전히 흡연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암 생존자의 경우 50세 이하 젊은 연령일수록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20∼39세 집단은 흡연 지속 위험도가 51∼64세 집단보다 2.47배 높았고, 40∼50세 집단은 흡연 위험도가 51~64세 집단의 1.43배였다.
만성질환 과거력이 있는 경우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29배 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 암 생존자도 신체활동이 규칙적인 경우보다 1.14배 더 높은 흡연 유지확률을 나타냈다.
여성 암 생존자도 규칙적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그룹이 흡연을 유지할 위험성이 1.14배 더 높았다.
음주 습관을 보면 남녀 그룹 모두 음주하는 그룹이 비음주 그룹보다 흡연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음주 그룹의 흡연 위험도가 비음주 그룹보다 2.8배 높았고, 여성은 21.15배나 위험도가 증가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암 생존자 위험군에 대한 금연치료 필요성이 공감되길 바란다"며 "특히 암 생존자들이 반드시 금주해야 하는 필요성이 사회 전반에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대한금연학회지'에 게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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