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등에 기밀 넘긴 전직 軍간부들 2심도 실형…"국가 배신"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해외 활동 정보관 명단 등 군 기밀정보를 일본 등 외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간부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4일 일반 이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국군정보사령부 간부 황모(59)씨와 홍모(67)씨에게 1심처럼 각각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황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확보한 군사기밀 160여건을 퇴직한 홍씨에게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 대가로 홍씨에게서 67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이렇게 받은 기밀 중 일부를 일본 등 외국 공관의 정보원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다.
황씨는 또 중국에 파견된 정보관(일명 '화이트 요원')의 신상정보를 파악해 홍씨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았다. 홍씨가 이를 중국 측 정보원에게 넘겼고, 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중국에서 근무하던 정보관들은 모두 급히 귀국해야 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각각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이 빼돌린 정보 중 북한의 물가·환율 동향 정보 등 26건은 군사기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형량을 낮추진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누설한 군사기밀이 상당수이고, 특히 외국에 파견되는 정보관의 인적 사항을 외국 정보기관에 전달한 행위는 정보사령부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을 엄정히 처벌하는 것이 이 순간에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정보사 요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홍씨에게서 군사기밀을 받고 일본에 팔아넘긴 탈북민 이모(51)씨를 함께 기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홍씨로부터 자료의 출처를 들은 적이 없고 이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평소 다루던 북한 정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 안전 보장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비공개 심리한 만큼 판결서 열람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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