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독일, '홍콩 시위'로 냉기류…中, 방중 獨정치인들 '냉대 '

입력 2019-07-24 10:50
중국-독일, '홍콩 시위'로 냉기류…中, 방중 獨정치인들 '냉대 '

中 대외연락부 부부장, 獨 자유민주당 대표단에 "홍콩 입법회 난입 선동"

獨 자유민주당 대표 "독일은 자유와 민주적 가치 중시한다" 반박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를 둘러싸고 중국과 독일이 냉기류에 휩싸였다.

중국 공산당 간부가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독일 자유민주당(FDP) 대표단을 홀대하는가 하면,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이 홍콩 주재 독일 총영사에게 '홍콩 독립'을 주장한 활동가 2명의 망명을 허용한 데 대해 재차 항의하는 등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24일 독일 주간 슈피겔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한 독일 자유민주당 대표단은 궈예저우(郭業洲)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부장으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는 중국 공산당과 외국 정당 간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궈 부부장은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에 홍콩 시위와 독일의 홍콩 활동가에 대한 난민 자격 부여 등을 거론하면서 "홍콩 시위에 대한 독일의 공감과 홍콩 반체제 인사에 대한 망명 허용이 홍콩 입법회에 대한 난입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독일 자유민주당 대표단과 배석한 베이징 주재 독일 대사는 궈 부부장의 주장을 면전에서 반박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슈피겔은 또한 자유민주당 대표단과 중국 고위급 인사들 간의 면담이 약속된 몇시간 전에 중국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린드너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자유민주당 대표단은 12일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방문에 나섰으며, 중국 방문에 앞서 홍콩을 찾았다.

이들은 홍콩에서 야당격인 범민주파 의원들을 일부 만났으며, 이것이 중국 측의 반발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슈피겔은 추정했다.

린드너 대표는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독일)는 단지 비즈니스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우리가 어디를 가건, 누구와 대화를 나누건 제약이 없다"고 중국 측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궈 부부장은 다른 독일 정치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 문제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1일 홍콩의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 건물에 난입한 이후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들에 대해 잇따라 내정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 판공실은 지난주 홍콩 주재 독일 총영사를 다시 불러 독일 정부가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 '본토민주전선(本土民主前線)' 소속의 레이 웡(黃台仰·25)과 앨런 리(李東昇·27)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한 데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2016년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는 몽콕(旺角) 시위에 참여해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2017년 독일로 건너가 망명을 신청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5월 이들에게 난민 자격을 허용했다.

이밖에 독일 외교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에 대해 종교조직인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독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22일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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