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뒤끝이 더 위험천만…지반 약해져 붕괴·낙석 잇따라(종합)
부산 급경사지 704곳, 산사태 위험지 250곳에 달해… 주민 불안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최근 장맛비와 태풍 영향으로 부산에 호우가 내린 뒤 지반이 약해져 비가 그친 뒤에도 주택 붕괴나 낙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부산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5분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서 주택 1채가 갑자기 무너졌다.
이 주택은 뼈대도 보존하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내려앉았다.
붕괴 여파로 인근 주택 2곳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벽에 금이 가는 일도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구는 태풍과 폭우가 주택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지어진 지 35년이 흐른 데다가 최근 공가로 방치되며 주택이 관리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지난 21일 비가 그친 뒤에도 약해진 지반 탓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본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전문가와 합동으로 정밀 현장 조사를 진행해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부산 해운대 반여3동 공영주차장 뒷산에서는 낙석 사고가 발생했다.
지름이 1m에 달하는 바위 2개와 지름 50㎝가량 바위 1개가 갑자기 떨어지며 주차장을 덮쳤다.
이로 인해 바위 파편 등에 맞은 포터 트럭 2대와 승용차 1대가 일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차장 내 놓여있던 컨테이너도 충격으로 외부가 찌그러졌다.
구 한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로 낙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태풍 소멸 이후 비가 계속 내린 가운데 21일 오전 9시 3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한 아파트 뒷산에서는 높이 8m, 넓이 8m 규모 토사가 흘러내리는 산사태가 났다.
앞서 20일에는 영도구 주택 담장이 무너지고, 남구 한 아파트에서는 균열 징후가 나타나 11명의 이재민이 나오기도 했다. 또 강서구 천성동 절개지와 가덕해안로 인근 산에서도 토사 유출이 있었다.
남구 이기대 해안길 산책로 덱(deck)도 낙석으로 15m가량 부서졌다.
사고가 잇따르자 급경사지 주변 주민들은 불안해한다.
부산에는 704개의 급경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일반관리지역은 695곳이고, 붕괴 위험지역은 9곳이다.
산사태 위험지역은 총 250개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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