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조위 "가습기 살균제 검찰수사 결과 환영"(종합)

입력 2019-07-23 15:40
수정 2019-07-23 15:48
사회적참사 특조위 "가습기 살균제 검찰수사 결과 환영"(종합)

"정부 과실·옥시 영국 본사 수사 못한 건 아쉬워"

가습기넷 "늦은 수사 결과 만시지탄…사법부, 책임자들 엄벌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해 책임자 34명을 재판에 넘긴 것과 관련해 관련 단체들이 입장을 내놨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환영한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방해 행위자를 적발해 기소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이날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68)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44) 씨 등 26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다만 "다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제조 판매 기업의 과실이 규명되지 않은 부분과 염화벤잘코늄(BKC), 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NaDCC) 등 성분을 사용한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 업체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 옥시 영국 본사와 외국인 임직원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과실 부분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 검찰 수사에서는 정부의 과실 부분까지는 책임을 묻지 못했다"며 "특조위는 정부의 과실 부분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또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많이 남아 있으며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인 피해자 배·보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조위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검찰과 협력·소통해 진상규명과 신속한 피해구제 등에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도 이날 논평을 내고 "사법부는 오랫동안 가해기업들과 관련자들이 숨기고 감춘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며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가습기넷은 그동안 수사 경과를 언급하며 "죽음의 원인이 드러난 2011년 곧바로 검찰이 이번만큼 수사했다면 과정과 결과 모두 달랐을 것"이라며 "늦어도 너무 늦은 수사 결과 발표에 피해자들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번 참사는 가해 기업들이 1994년 원료 물질을 만들 때부터 인체 유해성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그 증거들을 조직적으로 숨기면서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뒤늦게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참사의 본질과 특수성을 이해했고, 이 사건 공판을 전담하는 '특별공판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며 "사법부는 이 사건을 일반 형사사건을 다루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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