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선방쇼' 수구 이진우 "꿈의 1승…관중 응원 덕분이에요"
"연습 기간 짧고 전지훈련도 없었지만, 목표 달성해 만족…부모님께도 감사"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사실 목표라고 말했지만, 꿈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회를 모두 마친 이진우(22·한국체대)는 목표였던 '1승'이 멀게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2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수구 15·16위 결정전에서 뉴질랜드에 17-16(3-3 2-2 4-5 3-2 <5-4>)으로 이겼다.
전·후반을 12-12 동점으로 마친 한국은 승부 던지기에서 5-4로 이겨 승리를 따냈다.
승부처마다 이진우의 '슈퍼세이브'가 한국을 구했다.
그는 12-12로 팽팽하던 경기 종료 13초 전 문전에서 매슈 루이스의 결정적인 슛 시도를 막아내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승부 던지기에서도 그의 활약이 빛났다. 양 팀 첫 번째 슈터가 모두 골을 넣어 1-1이 된 상황. 이진우는 상대 두 번째 슈터 니콜라스 스탄코비치의 슛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5명의 한국 슈터들은 한 개의 승부 던지기도 놓치지 않고 모두 성공해 이진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경기 후 동료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눈 이진우는 밝은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왔다.
그는 "3쿼터에 실수가 잦아서 무거운 마음으로 4쿼터에 들어갔다"며 "이후 실점도 줄고, 승부 던지기도 막아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승부 던지기에서는 감독님이 눈만 보고 막으라고 하셔서 상대 시선을 보고 몸을 날렸다"며 "이걸 놓치면 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처음 밟은 남자수구는 최종전에서 대회 목표였던 '1승'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진우에게 1승은 너무도 먼 이야기 같았다. 세계 무대 데뷔전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모습은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는 "사실 말만 목표였지 1승은 꿈이라고 생각했다"며 "관중분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받아서 1승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부터 소집해 평소보다 짧은 기간 훈련하고 대회를 뛰었다"며 "전지훈련도 없고, 초청 연습 경기도 없는 상황에서 원했던 목표를 이뤘으니 선방한 대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골키퍼로서 이진우는 온몸으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며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몸 이곳저곳에는 공에 맞아 생긴 듯한 멍과 상처가 보였다.
그는 "부모님이 매 경기 직접 찾아와 경기를 보셨다. 내가 공을 맞으면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다"며 "덕분에 의지를 다잡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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