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판문점 회동후 첫 군사행보…새로 건조한 잠수함 시찰(종합2보)
군수공업부문 간부 대거 수행…대미 압박·대내 안보우려 불식 목적 있는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며 "잠수함을 돌아보시며 함의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잠수함 시찰은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첫 군사 분야 공개활동으로, 지난 5월 10일(중앙통신 보도일 기준) 북한군 서부전선 방어부대 화력타격 훈련 참관 이후 74일 만이다.
그러나 중앙통신은 잠수함의 규모나 제원, 김 위원장이 방문한 지역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전날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했다고 보도해 이 지역에 있으면서 잠수함 건조 능력을 갖춘 신포조선소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신포조선소에서 신포급 탄도미사일잠수함일 가능성이 있는 잠수함 건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건조된 잠수함은 앞으로 동해에서 군사작전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은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잠수함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우리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의 작전능력은 국가방위력의 중요한 구성 부문으로 된다"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 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잠수함의 활용과 수중작전, 국방과학 및 잠수함 공업 부문의 당면 임무와 전략적 과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시찰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비롯해 홍영칠·유진·김정식 등 당 군수공업부 간부들과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수행했다.
또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의 '신형 첨단전술 무기' 시험 지도를 수행한 리종식과 군 장성으로 추정되는 최명철도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영칠·유진 당 제1부부장은 지난 6월 초 보도된 김 위원장의 자강도·평안남도 군수공장 시찰에, 김정식 부부장은 앞서 지난 4월 '신형 전술 유도무기' 시험 지도에 수행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면에 김 위원장의 시찰 소식과 사진을 게재했으며,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 등 다른 북한 매체들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극적으로 성사된 판문점 회동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실무협상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2∼3주 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이 지난 16일 한미 '19-2 동맹'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이를 실무협상 재개 문제와 연계하면서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잠수함 건조 시찰 역시 대미 '압박'의 연장선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도 안보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북한 내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안보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방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 해군의 수중전력이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구성돼 있다"며 "최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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