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75명에 인테리어 떠넘긴 BBQ, 대법까지 끌다 결국 '백기'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가맹점에 인테리어 비용을 떠넘긴 혐의로 시정조치를 받고도 버티던 '제너시스 BBQ'가 결국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점주들에게 공사비를 모두 지급했다.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시켰을 때 비용을 분담하도록 가맹사업법이 2013년 개정된 이후 공정위 심결과 법원 판례를 통해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한 분쟁에서 가맹점주들이 무더기로 구제받은 첫 사례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BBQ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작년 3월 BBQ가 가맹점주가 원치 않는 인테리어 개선을 추진하며 비용을 떠넘겼다고 보고 BBQ에 과징금 3억원과 피해 점주 75명에게 총 5억3천200만원의 인테리어 공사 분담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가맹사업에서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한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이에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점주에 인테리어 공사를 지시한 경우 공사비를 최대 40%까지 분담하게 하되, 점주가 자발적으로 공사하거나 위생상 인테리어의 필요성이 있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분담 책임을 면해주는 내용으로 2013년 개정됐다.
그러나 가맹본부가 이 예외 조항의 빈틈을 파고들어 점주들이 자발적으로 공사를 한 모양새를 만드는 등 분담 의무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소송에서도 BBQ는 점주들이 인테리어 공사에 자발적으로 임했으며, 위생상 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BQ가 가맹점을 배달형 점포에서 카페형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점포 리모델링에 나선 점을 주목했다.
BBQ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재계약 등을 내세우며 점주들에게 리모델링을 독려했고 점주들도 이에 따라 가게 보수 공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봤다.
법원은 "점포가 리모델링되면 가맹브랜드 가치도 올라가고 가맹사업자의 영업이익 증대는 가맹본부의 이익과도 직결된다"며 "가맹본부의 점포환경 개선 비용 부담 의무를 면제해 주는 예외 사유는 가급적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점포들이 위생상 문제로 리모델링이 필요했다는 BBQ의 주장에 대해서도 "위생 또는 안전의 결함 등으로 가맹사업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정상적인 영업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경우로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BBQ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최근 공정위에 과징금 3억원과 75개 가맹점에 분납해야 했던 공사비를 모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법령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었지만 대법원에서 확정판결까지 난 만큼 법원 결정의 취지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75명의 가맹사업자가 모두 구제받은 것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해 줬다"며 "이번 판결이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간 인테리어 분쟁 해결에 새로운 기준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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