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P2P금융 건설사업 좌초…3천800명 3조4천억원 피해"
'특색있는 마을 100여개 조성' 제시·8~10% 이자 주며 투자자 모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개인간(P2P) 금융을 이용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좌초하면서 3천800명에 이르는 투자자가 200억 위안(약 3조4천억원) 넘는 피해를 봤다고 홍콩매체 명보가 22일 전했다.
명보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진청(金誠) 지주회사의 모기업인 진청그룹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전역에 '가재타운' 등 특색있는 마을 100여개를 만들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진청그룹은 각 지방정부로부터 건설 허가를 받았으며 700억 위안(약 11조9천억원)을 모으겠다고 밝혀왔다.
지방정부가 농민들로부터 토지를 수용해 이를 진청에 팔고, 진청이 민간에서 돈을 모아 마을을 건설해 30년 정도 운영한 뒤 지방정부에 돌려주는 사업 모델이었다.
투자자들은 지방정부와 협력하는 데다 8~10%의 높은 이자율을 주는 이 사업에 돈을 맡겼다. 투자자 중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투자회사나 은행들도 있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인터넷 대출플랫폼 정비에 나서면서 진청의 자금 모집 절차가 지연되다가 결국 중단에 이르렀고 회사 임원 30여명은 지난 4월 자금모집 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됐다.
진청그룹 전 임원 량(梁) 모씨는 명보 인터뷰에서 "실제로 착공한 프로젝트는 20개밖에 되지 않고, 모집된 투자금 200억 위안은 주로 토지 확보에 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영업허가를 취소하지 않고 자금 모집을 단칼에 중단시키지만 않았으면 건설 후 운영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소득을 얻고 빚을 갚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명보는 중국에서 인터넷 대출 플랫폼의 실패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시 정부는 허위 재테크 상품을 설계해 불법으로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P2P 대출업체 '퇀다이왕(團貸網)' 관계자 44명을 체포한 바 있다.
퇀다이왕의 총대출금은 145억 위안(약 2조5천억원)으로, 여기에 투자한 투자자의 수는 22만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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