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차이잉원, 지지율 높이려 홍콩시위·美경유 이용"

입력 2019-07-22 11:16
中매체 "차이잉원, 지지율 높이려 홍콩시위·美경유 이용"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22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대해 홍콩 시위와 미국 경유 등의 이슈를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집회에서의 폭력 문제와 관련, 급진적인 운동가 및 외세를 대리하는 세력이 홍콩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대립하면서 심각한 충돌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이 18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세인트루시아 방문 중 홍콩에서 대만으로 피신한 시위자 처리방안에 대해 "인도주의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지난 1일 입법회 점거 시위자에 대해 홍콩 경찰이 검거에 나선 가운데, 이들 중 30여명은 대만으로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 장화(張華) 부연구원은 "차이 총통이 홍콩 폭력 사태를 중국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면서 "대만과 홍콩의 일부 세력은 벌써 중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차이 총통이 자신의 발언과 달리 폭력 시위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확히 거절하지도 않는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위대 일부는 폭력적이며 그들을 받아들이면 대만 사회가 불안정해질 것임을 차이 총통이 잘 안다"면서 "하지만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차원에서 중국에 도전하기 위해 이 문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지난달 만 20세 이상 유권자 1천92명을 대상으로 한 대만독립 문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양안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13.6%로 나왔는데 이는 1991년 관련 조사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런 대외 환경은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중요시하는 야당 국민당보다는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차이 총통이 이번 카리브해 4개국 순방 과정에서 미국을 경유한 것도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카리브해 순방은 핑계일 뿐, 중국 경유를 통해 대선을 앞두고 지지세를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 나섰던 왕진핑(王金平) 전 대만 입법원장(국회의장)이 차이 총통에 대해 경제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고 대만 통합을 저해했다고 비판한 30일 대만 연합보 기사를 인용보도했다.

차이 총통이 19일 카리브해 순방 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도착했을 때 숙소 주변에서 중국인 수십명이 오성홍기를 흔들고 '하나의 중국'을 외쳤다는 타이베이 타임스 보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0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대만 중화통일촉진당 주최로 열린 '전세계 양안(대만과 중국) 통일 촉진 포럼'에 800여명이 참석해 통일에 힘쓰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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