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발구·골번지…생소한 섬 농기구 한자리에
농업박물관 특별전 '섬농사, 섬에 살으리랏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돌이 많은 제주도에는 '곰돌'이란 농기구가 있다. 소에게 쟁기질을 가르치거나 말을 길들일 때 사용했다. 재료는 대개 현무암이고, 줄을 넣는 구멍이 있다.
남태라는 제주도 농기구도 특이하다. 기다란 나무 막대기에 촘촘하게 작은 나무들을 꽂았다. 여성들이 머리에 사용하는 헤어롤을 조금 닮았다. 씨앗을 뿌린 다음 흙을 다지는 데 썼다.
이처럼 섬에는 육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농기구가 많다. 척박한 환경에서 농작물을 마련하기 위해 섬사람들이 고안한 도구다.
중구 새문안로 농업박물관은 섬농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섬에 살으리랏다'를 23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연다고 22일 밝혔다.
곰돌과 남태뿐 아니라 물 긷는 도구인 물허벅, 울릉도에서 눈이 왔을 때 물건을 운반하려고 쓴 발구, 신안 비금도에서 못자리를 만들 때 사용한 골번지 등 14개 섬이 기증한 옛 농사도구 30여 점을 선보인다.
진도에서 마을 청년들이 힘겨루기하며 든 들돌, 남해도에서 쓴 우의인 접사리, 거제도에서 땅을 고를 때 쓴 굴레, 논이나 밭을 가는 데 사용한 따비도 공개한다.
아울러 백령도, 창선도, 대이작도, 가파도, 비금도, 도초도, 소안도 등 섬 풍경을 촬영한 사진과 거제도 유자청과 토마토, 울릉도 명이나물, 진도 울금, 우도 땅콩 등 섬 특산물도 전시한다.
특별전과 연계해 다음 달 3일, 17일, 24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밀짚모자 만들기와 오르골 등대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농업박물관 관계자는 "피서와 어업의 공간으로만 인식된 섬이 농촌과 농민이 존재하는 농도(農島)였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며 "생소한 섬 농사 도구를 직접 만나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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