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왕위 대신 사랑?…이제는 이혼 놓고 '진흙탕 싸움'

입력 2019-07-21 22:07
말레이 왕위 대신 사랑?…이제는 이혼 놓고 '진흙탕 싸움'

"이혼했다" vs "안했다"…말레이 전 국왕 부부 '진실게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기의 로맨스'로 주목받은 말레이시아 전임 국왕 부부가 이번에는 이혼 여부를 놓고 '진흙탕 진실 게임'을 펼치고 있다.

전임 국왕 측에 의해 이혼 사실이 알려지자 아내는 "이혼한 적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고, 그러자 전 국왕 측은 이를 다시 반박하는 등 '막장 드라마' 같은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이 같은 진실게임의 주인공은 말레이시아 클란탄주의 술탄인 무하맛 5세(50)와 러시아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리하나 옥사나 보예보디나(26)다.

두 사람은 작년 6월 7일 결혼, 그해 11월 22일 모스크바 근교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만 하더라도 세기의 로맨스를 선보인 주인공이었다.

병가 중에 결혼했던 무하맛 5세가 올해 1월 6일 국왕 직무에 복귀한 직후 전격적으로 퇴위하자 왕위 대신 사랑을 택했다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5년 임기의 국왕직인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돌아가면서 맡는다. 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람은 무하맛 5세가 처음이다.

하지만 결혼 후 곧바로 불화설이 돌았고 지난 17일 이혼 소식이 보도됐다.

말레이시아 영문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부부가 지난달 22일 싱가포르의 샤리아(이슬람법) 법원에 이혼 신청을 했고, 이달 1일 이혼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복수의 소식통에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무하맛 5세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코 타이안 후아가 관련 보도 내용을 공식 확인했다.

그는 '탈라크'(이혼을 뜻하는 아랍어)를 세 번 외치는 이슬람 '트리플 탈라크' 방식으로 이혼이 인정됐고, 말레이시아 클란탄주의 법원이 이혼 증명서도 발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보예보디나는 강력하게 반박했다.

보예보디나는 최근 말레이시아 뉴스포털 '말레이시아키니' 인터뷰에서 "이혼과 관련한 어떤 경고도 받지 못했으며 우리는 결코 이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혼이 진행됐다는 6월에는 싱가포르에 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무하맛 5세 측이 다시 이혼이 마무리됐다고 재반박하고 나섰다.

코 타이안 후아는 21일 현지 매체를 통해 "보예보디나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이혼과 관련한 정보와 함께 증명서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혼 여부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모양새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클란탄주 왕실은 이혼 소식을 공식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이혼설이 불거지자 "왕실의 공식 발표 없이 '클란탄의 왕비'로 불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성명만 냈다.

말레이시아 국왕은 명목상 군 통수권자와 3부 수반이다.

통치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국가의 구심점으로서 국민으로부터 광범위한 존경을 받으며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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