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 격추 확실, 이란이 거짓말"…진실게임 양상
트럼프, 英유조선 억류엔 "이란엔 오직 고통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 군함이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게 확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이란 측이 "이란 무인기를 파괴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곧바로 일축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미국은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호를 위한 호위연합체 구성을 본격화하면서 대이란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것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그것(드론)을 격추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미 복서함(Boxer)이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는 것에는 의문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드론은 격추됐다"면서 "이란 외무장관이 그것을 모르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측 입장이 정면 충돌하면서 양측의 여론전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무인기를 손실했다는 관련 정보가 아직 없다"라고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동영상 2개를 공개한 상태다.
앞서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함은 지난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서함은 이란의 드론에 대해 방어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란의 드론은 매우, 매우 가까운 거리, 약 1천야드(약 914m)가량 거리에 접근했다"면서 "드론은 즉시 파괴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드론을 격추한 지 약 한 달 만에, 미군이 반격에 나선 것이어서 이란을 둘러싼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억류된 것과 관련,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가 이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고통, 오직 고통"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지금 큰 어려움에 있다"면서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이란이 그들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럿 마키스 NSC 대변인도 영국 유조선 억류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란에 맞서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키스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의 '해로운 행동'에 맞서 우리의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 이날 오후 7시30분께 "영국 유조선이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고 호르모즈간 주(州)가 혁명수비대 해군으로 통보를 했다"며 스테나 임페로 호를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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