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혈액병 깨는 선수 출전 안 돼"…美도 쑨양 비판
(광주=연합뉴스) 유지호 최송아 기자 =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본격적인 레이스가 막을 올리기도 전에 경영계의 '도핑 입씨름'에 불이 붙고 있다.
중국 간판 쑨양의 도핑 테스트 회피 논란에 대해 호주에 이어 '경영 최강국'인 미국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여자 경영 대표 릴리 킹은 19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도핑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깨는 사람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9월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직원들이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자택을 찾았을 때 쑨양이 경호원들과 함께 혈액이 담긴 도핑용 유리병을 망치로 깨뜨린 행위를 겨냥한 발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수영협회는 쑨양을 두둔하며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국제수영연맹(FINA)도 경고하는 데 그쳤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FINA의 대응에 반발해 3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아 쑨양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를 앞두고 호주 경영 대표팀 자코 베르하렌 코치는 "쑨양의 사례는 도핑방지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명확한 조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저격수'로 나선 킹은 배영 100m를 비롯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 2017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4관왕에 오른 선수다.
리우 올림픽 때는 같은 미국 출신의 육상스타 저스틴 개틀린을 두고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는 대표팀에 뽑히면 안 된다"고 독설하며 간접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킹은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와 경기하는 건 어찌 보면 슬픈 일"이라고도 말했다.
이어진 미국 남자 선수들의 기자회견에서도 도핑 관련 질문이 줄을 이었다.
부다페스트 대회 개인혼영 2관왕인 체이스 칼리즈는 "이런 상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마이클 펠프스와 함께 자랐다. 그는 보통의 음식을 먹고 열심히 훈련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게 스포츠의 핵심"이라며 "우리는 옳은 것을 먹고, 훈련에서도 옳은 행동만 한다. 매우 조심한다"며 금지약물에 손대는 행위를 비판했다.
2년 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7관왕의 주인공인 케일럽 드레슬은 도핑 테스트에 대해 "우리는 그들의 프로토콜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에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드레슬은 "밤 11시, 아침 6시에 와도 나는 그들을 환영할 것이다. 나는 정정당당하고, 그게 스포츠에 좋은 일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나를 테스트하려고 한다면, 깨끗한 소변과 혈액을 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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