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행현장 추가 폭행 방치' 경찰관 일부만 경징계
출동한 경찰관 5명 중 2명 견책…3명은 징계 없이 경고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치를 하지 않아 추가 폭행을 방치한 의혹을 받은 경찰관 5명 중 2명이 경징계를 받게 됐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청라지구대 소속 A(54) 경위와 B(52) 경위에게 견책 처분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으로 나뉘는데 감봉과 견책은 당장의 지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경징계에 속한다.
견책을 받으면 6개월간 승급이 제한되고 각종 수당을 받는 데 불이익이 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C(39) 경장 등 3명은 A 경위 등의 지시에 단순히 따랐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만 하고 징계위원회에는 회부하지 않았다.
A 경위 등은 올해 5월 17일 오전 5시 15분께 인천시 서구 한 주점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D(47)씨 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인 D씨와 가해자인 E씨(46) 등 3명을 분리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당시 가해자는 피해자를 위협하고 때리기도 했으나 경찰관들은 이를 소극적으로 저지하기만 했고 후속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이 전국 각 지구대와 파출소에 전파한 '사건별 초동조치 매뉴얼'에는 '현장에 출동하면 폭력 가담 인원을 분리하고 1차 우려자(가해자)를 제압한 뒤 현장 상황을 정리한다'고 돼 있으나 A 경위 등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가해자가 피해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하자 현장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자리까지 비켜줬다.
경찰관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D씨는 또다시 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비켜준 사이 E씨가 발로 1차례 D씨의 가슴 부위를 차는 장면이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이번 사안의 책임을 물어 청라지구대 대장과 팀장을 교체했고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도 다른 부서로 인사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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