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진화하는' 우하람 "메달 놓친 아쉬움보다 기술 만족감 크다"
"4차 시기 빼고는 모두 만족…난도 높인 5차 시기, 마지막 6차 시기 좋았다"
"10m 플랫폼에서도 올림픽 티켓 땄으면…영남이 형과 싱크로도 같이"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하람(21·광주광역시청)은 "4차 시기를 실수하지 않았더라도, 메달을 딸 수 없었을 것 같다"고 했다.
'4위'로 아쉽게 세계선수권 메달을 놓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안한 모습이었다.
우하람은 자신을 앞선 상대를 인정하고, 예우했다. 동시에 자신의 위상도 높아졌다.
우하람은 1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478.80점을 얻어 4위에 올랐다.
역대 세계선수권 개인 3m 스프링보드 최고 성적(종전 2015년 러시아 카잔 7위)이자, 개인 종목 전체 최고 타이(2019년 광주 1m 스프링보드 4위)다.
우하람은 이날 4차 시기에서만 47.25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 6차 시기에서 99.45점을 받는 등 5번의 시기에서 75점 이상을 받았다.
우하람은 "예전에 96점을 받은 적은 있는데, 99점은 처음이다. 연기를 마치고 나서 고득점은 예상했다"고 말했다.
팬들은 '4차 시기 낮은 점수'를 아쉬워했다.
3위 잭 로어(영국·504.55점)와 우하람의 격차는 25.75점이었다. 4차 시기에서 우하람이 73점 이상을 받으면 순위는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우하람은 "로어는 올림픽에서 금메달(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을 딴 정말 뛰어난 선수다"라며 "로어가 마지막 시기에 큰 실수(30.60점)를 해서 격차가 좁혀졌다. '내가 실수하지 않았으면 3위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로어도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몸을 낮췄다.
사실 4위도 놀라운 성과다.
우하람은 "점수도, 순위도 만족한다. 4차 시기 빼고는 계속 만족스러운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던진 승부수도 통했다.
준결승 5차 시기에서 두 바퀴 반을 도는 3.0 난도의 연기를 했던 우하람은 결승에서는 세 바퀴 반을 도는 3.6 난도를 펼쳤다.
우하람은 "준결승에서는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서 결승에 진출해 2020년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따겠다는 마음이 컸다. 결승에서는 부담이 줄어서 더 과감한 연기를 했다"며 "난도를 높인 덕에 15∼20점을 더 받았다. 이번 전략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6차 시기 (3.9의 고난도) 트위스트 자세 연기는 늘 자신이 있었다. 높은 점수를 받아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우하람은 광주 대회가 개막한 12일부터 이날까지, 16일 하루만 쉬고 6일 동안 경기를 치렀다.
우하람은 "솔직히 체력적으로 부담은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성과에 피로를 잠시 잊는다.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 4위, 1m 스프링보드 4위,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 10위,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6위 등 이번 대회 현재까지 치른 4종목에서 모두 톱 10에 진입했다.
이제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우하람은 19일 남자 10m 플랫폼 예선과 준결승을 치른다. 준결승에서 12위 안에 들면 이 종목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이미 3m 스프링보드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우하람은 "부담 반, 안심 반이다. 이미 한 장을 얻어서 안심되긴 하지만 플랫폼 경기도 꼭 올림픽 출전권을 따고 싶다"고 했다.
우하람은 화려한 개인전 성과 속에서도 '짝'을 잊지 않는다.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 개인전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뒤 싱크로나이즈드를 함께 뛰는 김영남(23·국민체육진흥공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형, 도쿄 같이 가요'라고 썼다.
세계선수권 싱크로나이즈드 경기는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이번에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한 우하람-김영남 조는 내년 4월 다이빙 월드컵에서 다시 도전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했던 우하람은 "2020년에는 영남이 형과 함께 올림픽을 치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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