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연희동 자택은 이순자 것…공매 부당" 법정서 주장
일명 '전두환 추징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중복 신청 의사도 내비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환수를 이유로 서울 연희동 자택이 공매에 넘어간 것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연희동 자택은 제삼자인 이순자 여사의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18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 등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및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공매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1996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부과된 2천205억원의 추징금 환수를 '제삼자'인 이 여사 명의의 재산에 대해 집행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대법원은 과세 관청이 납세자의 체납에 대한 처분으로 제삼자의 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무효라고 판시했다"며 "피고가 집행하려는 처분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인데 이를 제삼자인 원고의 재산을 매각해서 받으려니 무효"라고 밝혔다.
캠코와 검찰 측은 일명 '전두환 추징법'이라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 제9조2에 따라 제삼자의 재산도 유효한 재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압류가 적법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전 전 대통령 측은 "연희동 자택 등은 범죄수익이 발생한 1980년 이전에 이순자 씨가 취득한 것이므로 환수 대상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또 몰수특례법 제9조2에 대해 필요 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중복 신청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해 12월 법원의 추징금 집행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도 서울고법에 제기한 상태다.
공매의 선행 처분인 압류 판결부터 잘못됐다는 취지의 소송으로 것으로, 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이미 제9조2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이 조항은 2015년 다른 사건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져 헌법재판소에서 4년째 심리 중이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원고 재산이 몰수추징법 상 불법 재산인지는 재판을 통해 확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 그 재산이 불법 재산이라며 검찰이 바로 집행에 들어가는 것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서울고법에서 진행되는 압류 처분에 대한 재판과 이번 공매 처분 재판이 긴밀하게 연결됐으므로 서울고법 재판의 진행 추이를 지켜보며 이번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은 검찰이 그에 대한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공매 절차에 넘기면서 최근 51억3천700만원에 낙찰됐다. 대상은 토지 4개 필지와 건물 2건으로, 소유자는 이씨 등 2명이다.
하지만 법원이 전 전 대통령 등이 캠코를 상대로 공매 처분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낸 집행정지를 받아들이면서 본안 소송 '선고 후 15일'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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