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스태프노조 "노동부, 감독 스태프 여전히 노동자로 불인정"(종합)
한빛센터도 근로감독 결과 비판…"열악한 방송노동 책임, 감독급 스태프에 전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방송 스태프 노조는 17일 KBS 4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여전히 기술팀 팀장급(감독급) 스태프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규탄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국민 여러분', '닥터 프리즈너', '왼손잡이 아내' 등 4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를 비판했다. 노동부의 이번 근로감독은 지난 2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이들 현장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노동부는 스태프 184명 중 137명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지만, 팀장급 스태프에 대해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 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노조는 "팀장급 스태프의 노동자성을 불인정하고 턴키계약을 맺은 팀장급 스태프와 팀원들간 사용종속을 인정한 것은 드라마 제작 현장의 진짜 사용자인 외주 제작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상파 3사·언론노조·드라마제작사협회·방송스태프노조 등 4자 공동 협의체가 오는 9월까지 드라마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를 마련할 계획과 관련해 "노동부의 이번 발표는 향후 협의체의 논의에도 혼란과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또한 성명서를 내고 "감독(팀장)급 스태프 역시 일방적으로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엄연한 한 명의 노동자일 따름"이라며 "단지 오랜 시간 동안 방송업에서 관행으로 굳어진 턴키 계약으로 인해 개인사업자로서 계약을 맺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센터는 "노동부가 제작 상황을 관리·감독해야 할 방송사에는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감독급 스태프와 외주 제작사의 도급 계약은 합당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열악한 방송 노동의 책임을 방송사가 아니라 외주 제작사나 감독급 스태프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작년 근로감독 결과에서 단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결과"라며 "고용노동부는 노동 문제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로서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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