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EU 집행위원장에 獨 폰데어라이엔…첫 여성 집행위원장(종합)
재적 747명 중 383명 찬성…'매직넘버' 겨우 9표 넘겨 당선
집행위원단 구성 박차…브렉시트·기후변화 등 현안 산적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의회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폰데어라이엔 후보에 대한 인준 투표를 한 뒤 개표 결과 재적의원(747명)의 절반이 넘는 383명이 찬성표를 던져 폰데어라이엔 후보가 차기 EU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폰데어라이엔은 EU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집행위원장에 당선됐다.
올해 60세인 폰데어라이엔은 앞서 지난 2일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에서 압도적 지지로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됐다.
폰데어라이엔은 11월 1일 장클로드 융커 현 위원장의 뒤를 이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에 취임한다.
EU 집행위원회를 총괄하게 된 폰데어라이엔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내정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함께 향후 5년간 'EU의 정상' 자격으로 활동하게 된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당초 각 정치그룹에서 집행위원장 후보(슈피첸칸디다트)로 선출한 사람을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선출하기를 기대했으나 EU 회원국 정상들은 의외의 인물인 폰데어라이엔을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회 내에서는 폰데어라이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다수 제기돼 개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인준 투표 가결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가 얻은 383표는 가결정족수(374표)보다 겨우 9표 많다.
이에 따라 폰데어라이엔은 취약한 지지 기반하에서 집행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4년 현 융커 위원장은 찬성 422표를 얻어 당선됐다.
폰데어라이엔은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 뒤 인사말을 통해 자신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뒤 "단합되고 강한 EU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큰 책임감을 느끼고, 나의 책무는 이제 시작됐다"면서 "건설적으로 함께 협력해 나가자"며 유럽의회에 협력을 당부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차기 위원장에 선출됨에 따라 각 회원국 정상으로부터 1명씩 집행위원 후보를 추천받아 집행위원단을 구성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각 관련 위원회별로 소관 업무를 담당하는 집행위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 뒤 오는 9, 10월께 본회의를 열어 집행위원단 인준 투표를 하게 된다.
11월 1일 임기를 시작하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당장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문제, 미국과의 관계개선, 무역갈등 해소, 기후변화 주도 등 산적한 현안을 떠안게 됐다.
예정대로라면 영국은 그의 취임 하루 전인 10월 31일 EU를 탈퇴할 예정이다.
특히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적잖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이날 인준 투표에 앞서 실시한 정견발표에서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영국이 추가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관련, 그는 오는 2050년 EU에서 실질적인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성'을 달성해 기후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EU에서 법치와 민주주의 원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