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지명자, '부자동맹' 거론하며 "더 공평한 기여압박 계속"(종합)
인준청문회서 천명…하반기 방위비분담금 협상서 증액 압박 거셀 듯
亞동맹 '역사적 적대감' 거론하며 협력 필요성 강조…"韓日 꼭 방문"
"韓, 인도태평양 美약속 공유"…"적성국은 외교가 최상의 옵션임을 알아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백나리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16일(현지시간) 공동의 안보에 더 공평하게 기여하도록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본격화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에 대한 공세를 예고한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그는 한일 갈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동맹 강화의 필요성도 역설했으며 북한을 겨냥해 외교가 최상의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 발언과 서면자료를 통해 "나는 우리의 동맹들과 파트너들이 공동의 안보에 좀더 공평하게 기여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협상팀이 다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동맹으로서 접근하고 공정한 분담을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한 동맹들이 자국 내 미군 주둔과 자국 방어에 더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일관되게 언급해왔다"고 강조했다.
올해말 유효기간 만료에 따라 하반기 본격화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합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에스퍼 지명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 강화와 관련한 질문에 호주와 일본, 한국을 아시아의 핵심 동맹으로 꼽은 뒤 "완벽한 세계에서는 이를 확대하고 하나로 묶어내겠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적대감이 있어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과제는 동맹과 파트너십 구축의 지속"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갈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우려와 협력의 필요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지명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실질적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한 잭 리드 민주당 간사의 질문에 나토의 대러시아 공동방위 조약 '아티클 5'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철통같다고 강조한 뒤 "여러 지역에서 파트너십과 관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임명되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것이냐는 메이지 히로노 민주당 상원의원의 질의에는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에스퍼 지명자는 한미동맹에 대해 '철통같다'는 표현을 쓰면서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미국)의 약속을 공유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 간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퍼 지명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일하면서 우리의 상호 안보를 인정하고 이행했던 전임자들의 전례를 이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스퍼 지명자는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미국이 대응해야 할 중대 과제로 거론했다. 그는 전략적 목표로 준비태세 증강 및 군 현대화를 통한 치명적 병력 구축을 첫손에 꼽으면서 "적성국들은 외교가 최상의 옵션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과의 전쟁을 하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대북 메시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퍼 지명자의 인준이 마무리되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퇴 이후 6개월간 지속된 미 국방부의 수장 공백 상태가 해소된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과거의 가정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지난달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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