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선풍기도 수리"…백년가게 현판 단 전주 '남문소리사'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30년 전에 산 선풍기와 냉장고도 수리해 줍니다."
중소벤처기업청의 '백 년 가게'로 선정돼 16일 현판을 단 전북 전주시 '남문소리사'는 남부시장 전파상 사이에서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반세기를 넘는 동안 각종 가전제품을 판매·수리하며 쌓은 인지도와 기술력은 명가로 불리기에 손색없다는 평가다.
30년 이상 된 가게 중 100년을 넘길 수 있는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취지의 '백 년 가게'에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남문소리사는 사업자등록 등 문서로 확인하면 1979년 정식 개업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문을 연 것은 이보다 10여년 이른 1966년부터 아버지인 최철식(77)씨와 아들인 정완(42)씨가 함께 꾸려 왔다.
'고객은 가족'이라는 철학과 30년 전에 구매한 제품도 수리해 주는 서비스 정신으로 대형 마트나 유명 전자제품 대리점과 달리 탄탄한 단골 고객층이 형성돼있다
단순 전파상에 머물지 않고 청년층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SNS 홍보는 물론 젊은 층에 생소한 카세트테이프나 CD 플레이어를 청년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을 만들려는 계획도 세웠다.
전북대학교 옛정문에 있는 슈퍼마켓 '신토불이'도 '백 년 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1976년부터 2대에 걸쳐 41년간 나들가게로 기능하는 신토불이는 주변 소상공인들과 상생하며 주변 상권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현판을 단 이들 2곳을 포함해 전북에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총 16개의 점포가 백 년 가게로 선정됐다. 도·소매업과 음식업이 각각 8곳이다.
김광재 전북지방중기청장은 "5년도 채 안 돼 사라지는 가게가 70%가 넘는 구조속에서 수십 년 동안 생존하는 이들 가게야말로 소상공인의 진정한 성공 모델"이라면서 "이들 업체의 성공노하우가 확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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