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뚝 떨어진 눈물…문나윤 "고비 하나를 넘지 못해서"
여자 10m 플랫폼 개인전, 마지막 5차 시기에서 치명적인 실수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꾹 눌렀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준결승 진출이 유력했던 문나윤(22·제주도청)은 마지막 시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그 장면을 다시 떠올리니, 참았던 눈물이 뚝 떨어졌다.
문나윤은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0m 플랫폼 예선에서 5차 시기 합계 268.50점으로 38명 중 22위에 그쳐 상위 18명이 얻는 준결승 진출권을 손에 넣지 못했다.
4차 시기까지는 문나윤은 10위를 달렸다. 5차 시기에서 40점만 얻어도 준결승 진출을 확신할 수 있었다.
문나윤은 5차 시기에서 몸을 비트는 트위스트 자세로 시작해 두 다리를 편 채 팔로 잡는 파이크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도는 연기를 펼쳤다. 입수 때 문나윤의 몸은 앞으로 크게 기울었다.
문나윤은 5차 시기에서 25.60점에 그쳤다. 평소 50점대를 얻던 기술에서 절반 수준의 점수를 얻으면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18위로 준결승행 막차를 탄 로라 힝스턴(호주)의 합계 점수는 281.00점이었다. 문나윤은 12.5점이 부족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경기 뒤 만난 문나윤은 "4차 시기까지 잘하다가 마지막에 큰 실수를 해서 정말 아쉽다. 훈련 때도 5차 시기 자세가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신경을 썼다. 몸도 크게 풀어보고, 마음을 잘 다스려보려고 했는데 큰 실수를 했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아쉬워요"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문나윤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조금 일찍 끝났다. 큰 실수를 했던 개인전 5차 시기가 대회 마지막 장면으로 남아서 더 아쉬웠다.
여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에서 조은비(24·인천시청)와 호흡을 맞춰 결승에 진출, 10위에 오른 문나윤은 10m 개인전에서도 준결승 진출을 노렸다.
손에 넣은 것 같았던 준결승행 티켓은 한 번의 실수로 사라졌다. 결국, 문나윤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눈물을 한 번 흘린 뒤, 마음을 가다듬은 문나윤은 "그래도 이렇게 큰 대회가 광주에서 열려서 많은 관심을 받으며 경기했다. 한국 다이빙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다이빙 대표팀 맏언니인 조은비도 이날 예선에서 263.45점, 23위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조은비는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에서 이 종목 준결승에 올라 1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3차 시기에서 입수 실수를 하면서 예선 탈락했다.
조은비는 "우는 것보다는 웃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힘을 내서 웃었다. 이어 "김수지(21·울산시청)가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메달을 따서 여자 다이빙에 관심을 얻었다. 정말 기분 좋았다"며 "그동안 남자 다이빙에 관심을 더 몰려서 아쉽긴 했다. 우리 여자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성적을 잘 내서 관심받는 종목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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