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 안 낸다고 취한 승객 영상 올려…싱가포르 택시기사 해고

입력 2019-07-16 10:39
차비 안 낸다고 취한 승객 영상 올려…싱가포르 택시기사 해고

"유명하게 만들어주겠다" 12만여회 공유…네티즌들 "그런 식 모욕 안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차비를 내지 않은 취한 승객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싱가포르 택시 기사가 해고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6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택시 회사인 컴포트델그로는 전날 성명에서 자사 운전기사가 이번 일을 다룬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 기사와 근로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이 기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이 논란을 빚은 뒤 이뤄졌다.

동영상에는 택시 기사가 차량 밖에서 한 취한 여자 승객에게 "택시비를 내길 원하나? 당신을 매우 유명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여자 승객이 "택시비를 내고 싶다"며 택시 안에서 자신의 가방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는 모습도 담겼다.

여자 승객을 태운 장소까지 영상에서 언급한 택시 기사는 "당신은 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당신은 모든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경찰을 불렀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12만회 이상 공유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성 승객에게 택시비를 내지 않은 책임이 있다거나 음주도 주량껏 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있었지만, 택시기사가 여성 승객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언론은 전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이런 식으로 영상을 찍어 창피를 주거나 모욕하는 일이, 또 그녀의 직장일 수도 있는 곳에서 그녀를 태웠다고 전세계에 떠벌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술자리에서 핸드백을 가져오는 걸 잊었거나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 그렇게 소리 지를 필요가 없다. 그의 가족에게 전화해 요금을 지불하라고 하면 될 일"이라고 공감했다.

이와 관련, 컴포트델그로 홍보책임자는 성명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나 요금을 내지 않는 승객과 맞닥뜨리게 될 경우 스스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되며 경찰과 회사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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