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치매 위험 신호 포착 가능"

입력 2019-07-16 09:57
"혈액검사로 치매 위험 신호 포착 가능"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정기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로 치매 위험을 측정하는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세계 과학자들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 여러 형태의 치매를 간단한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알츠하이머 치매를 88%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고 A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일본 국립 장수의료연구센터(NCGG)의 나카무라 아키노리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혈액검사법은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와 관련이 있는 펩타이드들(Aβ1-42, Aβ1-40, APP669-711)의 혈중 수치를 측정해 이들 사이의 비율(APP669-711/Aβ1-42 and Aβ1-40/Aβ1-42)을 산출하는 것이다.

나카무라 교수 연구팀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70명,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MCI) 해당자 46명,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61명, 다른 유형의 치매 환자 24명 등 총 201명을 대상으로 이 혈액검사의 정확도를 시험했다.

그 결과 치매 진단 정확도는 92%, 치매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정확도는 85%, 전체적인 정확도는 88%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비정상 베타 아밀로이드를 측정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뇌 위축(brain atrophy)을 평가하는 구조적 MRI 등 3가지 뇌 촬영과 치매 선별검사인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결과와도 거의 일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혈액검사에서 사용된 혈중 생물표지(plasma biomarker)들은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밖에 치매 치료법의 임상시험과 비약물 치료 그리고 치매 진행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현재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PET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측정하거나 요추에 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채취, 분석하는 값비싸고 침습적인 방법뿐이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 마리아 카리요 박사는 간단하고 신뢰도가 높고 비용이 적게 들고 비침습적이고 손쉬운 진단법 개발이 절실하다고 논평했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