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5만 투자자 총 4천300억원 피해규모 다단계 금융사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인도에서 피해액이 4천300억원에 달하는 다단계 금융사기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인도 IMA 그룹의 회장 무함마드 만수르 칸은 2006년 회사를 설립한 후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 주의 주도 방갈로르를 중심으로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투자금을 모집했다.
칸은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출자자에게 투자수익을 배당금의 형태로 지급하는 '이슬람 금융'을 내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그는 투자금을 모아 금, 다이아몬드 등에 투자한 후 투자자들에게 연 30%의 수익금을 돌려준다고 선전했고, 이슬람 정치인 및 성직자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고자 했다.
그의 선전에 솔깃해진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가난한 노동자들은 최소 투자단위인 5만 루피(약 86만원)의 돈을 모으기 위해 공동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업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세무 당국이 2017년 IMA 그룹이 세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조사에 들어갔고, 결국 IMA 그룹은 올해 3월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지금까지 칸에게 돈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는 5만여 명, 금액으로는 250억 루피(약 4천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도피 중인 칸은 최근 공개한 비디오 영상에서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바치기에 신물이 난다"며 "신변 안전만 보장하면 인도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했다.
인도에서는 2013년에도 150만 명의 투자자가 60억 달러(약 7조1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다단계 금융사기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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