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에 농업용수 부족…충남 서북부 가뭄 우려
금강과 보령댐 연결하는 도수로 조기 가동 추진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장마철이지만 장맛비는 내리지 않고 소나기만 이따금 오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충남 서북부 지역에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충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237.2㎜로 평년 대비 37.8%에 그쳤다.
전날 기준 도내 평균 저수율은 43.3%로 평년의 68.1%에 불과한 수준이다.
평년 대비 저수율이 50%에 못 미치는 도내 저수지는 27곳, 담수호는 1곳으로 집계됐다.
주요 저수지와 담수호 저수율 현황을 보면 예당저수지 35.4%, 탑정저수지 32.4%, 청천저수지 36.0%, 대호호 26.5% 등으로 나타났다.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은 30.8%로 지난 7일 자로 '관심 단계'(저수율 32.7% 이하)에 진입한 상황이다.
비가 계속 내리지 않으면 이달 말 '주의 단계'(저수율 23.35% 이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초까지는 알곡이 만들어지는 시기라 논에 급수가 필요치 않았지만 이삭을 배는 수잉기가 되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는 태안·서산·당진·서천·보령·홍성·예산 등 7개 시·군에 이달 중 가뭄 극복 사업비 5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양수기, 스프링클러, 송수호수 등 긴급 급수를 지원하며, 앞으로 15일 이상 무강우가 지속할 경우 긴급 가뭄예산을 추가로 교부한다는 계획이다.
보령댐의 경우 가뭄 우려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면 금강과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를 조기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댐 도수로는 용수 공급 기준상 '경계 단계'에 들어가야 운영되지만, 저수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주의 단계에 진입할 경우 시·군, 발전 3사,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조기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접수된 논 작물 피해는 없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물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간이 양수장을 설치하는 등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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