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대진표 확정…민진 차이잉원 vs 국민 한궈위(종합)

입력 2019-07-15 15:32
수정 2019-07-15 15:43
대만 총통선거 대진표 확정…민진 차이잉원 vs 국민 한궈위(종합)

한궈위 여론조사 1위로 국민당 대선후보 사실상 확정

미중 갈등·홍콩시위·中압박 속 양안관계 최대 쟁점

무소속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 출마 여부가 핵심 변수



(타이베이·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반년이 채 남지 않은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인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과 중국국민당(국민당) 소속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이 맞붙는다.

국민당은 15일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 조사 결과 한 시장이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鴻海)정밀공업그룹 회장 등 경쟁자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한 시장은 44.81%의 지지율을 얻었다. 당내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궈 전 회장의 27.73%보다 17%포인트 이상 앞섰다.

일각에서 탈당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궈 회장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 한 시장에게 공개적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다만 그는 여론조사 발표회장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 밖에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新北) 시장, 저우시웨이(周錫瑋) 전 타이베이현 현장, 장야중(張亞中) 쑨원(孫文)학교 교장은 각각 17.90%, 6.02%, 3.5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국민당이 대선후보를 결정하려면 당 중앙상무위원회 보고(17일), 국민당 전국대표대회(28일) 등 남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날 여론조사 결과 발표로 사실상 국민당 대선 후보는 확정됐다.

대만 정치권에서 무명에 가까운 인사였던 한 시장은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오랜 텃밭인 가오슝시 시장에 도전해 당선되면서 일거에 대선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앞서 민진당 역시 이미 여론조사 방식으로 차이 총통을 차기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대만 대선은 2020년 1월 11일 치러진다.

대만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총통선거에서는 양안 관계(중국 본토와 대만의 관계) 관리 문제가 양당 간의 최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초 대만 '무력 통일 불사' 발언을 계기로 대만에서는 중국 본토에 관한 경계심이 부쩍 커졌다.

게다가 최근 들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적용되는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면서 대만에서는 중국이 제안한 일국양제 방식의 양안 통일에 관한 거부감도 강해졌다.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지난달 만 20세 이상 유권자 1천92명을 대상으로 한 대만독립 문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양안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13.6%로 나왔는데 이는 1991년 관련 조사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런 대외 환경은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중요시하는 국민당보다는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진당이 대패한 작년 11월 지방 선거 직후까지만 해도 차이 총통은 당 대표인 주석 자리까지 내놓는 등 재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차이 총통은 올해 들어 '민주주의 수호'를 기치로 들고 중국 본토와 강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고, 강력한 당내 경쟁자인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을 물리치고 재선 도전에 나설 수 있었다.

올해 들어 진행된 대만의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한때 40%를 넘기도 했던 한 시장의 지지율은 하락세인 반면, 20%대에서 맴돌던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차이 총통이 작년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1위를 탈환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만 양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무소속으로 양대 정당에 불만을 느끼는 중산층의 높은 지지를 받는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의 출마 여부는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줄 변수다.

커 시장은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3자 구도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꾸준이 2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달 18일 차이 총통과 한 시장의 대선 양자 대결이 치러질 경우 차이 총통이 신승하겠지만, 커 시장이 가세하는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면 민진당 지지표가 잠식돼 국민당이 최종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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