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황교안, 日보복 대응 고리로 '돌파구' 모색하나
黃 "정치적 계산 없다"…'대통령과의 회담' 카드 던져
정부 대응에 힘 실어주며 국회 내 '초당적 대응' 이니셔티브 꾀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최근 안팎의 악재에 휩싸여 리더십 위기에 놓였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일본 경제보복 대응의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대여 정치공세에 치중하던 태도에서 탈피해 국회 차원의 '초당적 대응'을 주도하려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이 주목된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혀, 회담의 형식마저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일대일 회동만을 고집한 데서 사실상 5당 대표까지 포함하는 대통령과의 회동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한 지 닷새 만이다.
황 대표가 이처럼 전향적인 자세로 대통령 회담을 제안한 것은 현 위기상황 타개를 '선제적으로' 주도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비상 총력대응 체제에 나선 정부에 적절히 힘을 실어주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위기 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적극 쥐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 국민적 관심사인 대일 이슈에 있어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일 경우 제1야당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이미지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퇴행적 경제보복', '경제보복'이라고 두 차례 언급하면서, 앞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보복적 성격'이라고 규정한 정부와 한목소리로 대응했다.
황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무능을 질타하는 '예봉'을 누그러뜨리지는 않았지만, 이를 드러내놓고 부각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 8개월 동안 예후와 경고를 무시하고 이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국가적 위기에 과거를 다시 꺼내 따지고 싶지는 않다"며 정부 책임론과 정쟁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황 대표 자신을 둘러싼 '리더십 위기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황 대표는 2·27 전당대회에서 취임 후 빠른 속도로 당 장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국회직과 당직 배분을 놓고 해묵은 계파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각종 말실수까지 겹치면서 당 안팎에서도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속속 나왔다. 게다가 황 대표 개인 지지율과 당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정치신인이면서도 원외 정치인의 한계가 노출돼 4·3 보궐선거나 패스트트랙 장외투쟁 등 외부적 요인이 사라지자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구심력도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회담 제안 배경에 대해 "어떤 정치적인 계산이나 목적을 갖고 이번 대통령 회담을 제안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 난국을 타개하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인내심을 갖고 정부 대책을 기다려왔지만,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공식 통보하는 등 우리 기업에 가해진 피해가 현실로 닥쳐오는 상황에서 더이상 정부 대책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도 진심으로 국익만을 생각해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을 회담을 마련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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