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진출하는 핸드볼 간판 류은희 "내년 올림픽서 명예 회복"
한국 선수로 8년 만에 유럽리그 진출, 15일 출국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선수로 8년 만에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여자 핸드볼의 간판 류은희(29)가 15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4월 끝난 2018-2019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소속팀 부산시설공단을 우승으로 이끈 류은희는 프랑스리그 명문 파리92 팀과 2년 계약을 맺고 이날 팀에 합류한다.
키 180㎝의 라이트백 요원인 류은희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인천과 자카르타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올림픽에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태극 마크를 달고 뛴 국가대표 핵심 전력이다.
한국 선수가 유럽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2011년 오성옥 이후 이번 류은희가 8년 만이다.
특히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류은희가 유럽 선진 리그에서 뛰게 되면서 대표팀 전력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국내 핸드볼계의 기대가 크다.
류은희는 출국을 앞두고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 아직은 전지훈련 가는 느낌"이라며 "가서 살아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은 와닿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2018-2019시즌 국내에서 득점 3위, 어시스트 2위로 전체 공격 포인트 1위를 차지한 류은희는 "사실 국내에서 팀을 옮겨도 텃세가 있을 수 있는데 외국 리그에 처음 나가는 것이라 걱정도 된다"며 "운동이야 계속해왔던 것이라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일단 팀에 잘 녹아들어서 동료 선수들과 잘 지내야 경기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어는 못한다"고 손사래를 친 그는 "영어 공부는 살기 위해서 단기간 속성으로 했는데 언어 문제도 가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류은희는 "일단 가서 제가 잘해야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시선이 생길 것이라 부담이 있다"며 "팀에 빨리 적응해서 또 다른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랑스 도착 후 류은희는 입단식과 함께 곧바로 9월에 개막하는 리그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9월 말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이 있어 그 전에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일시 귀국하는 일정이다.
여자핸드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감동의 은메달'을 따면서 얻은 애칭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으로 대표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올림픽 시즌에 팬들이나 미디어의 관심이 유독 커지는 종목이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선전했으나 4위로 메달을 따지 못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할 경우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하게 되는 류은희는 "저도 프랑스 리그에서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서양 선수들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몸싸움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부상 위험을 좀 더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은희는 "리우올림픽 때는 저도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며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다시 강팀들과도 좋은 경기를 펼친 만큼 이번 올림픽도 잘 준비하면 국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저도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며 "프랑스 리그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와서 대표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제가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프랑스 리그에서의 성공적인 적응과 대표팀의 올림픽 메달 획득의 두 가지 목표를 내걸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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