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보란 듯' 최신무기 동원 쿠르드계 반군 소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혁명수비대가 10일(현지시간)부터 서북부 국경지대에서 암약하는 쿠르드계 반군을 소탕하는 작전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12일 낸 성명에서 "적들(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이 지원하는 반혁명적 테러조직의 근거지를 포격했다"라며 "포격용 무인기, 단거리 미사일, 최신 곡사포가 동원됐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자체 개발한 사거리 20㎞의 레이저 유도식 155㎜ 고정밀 곡사포 '바시르'와 다연장포의 포격, 무인기의 폭격 모습을 공개했다.
혁명수비대가 쿠르드계 무장조직을 소탕하면서 폭격용 무인기를 동원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서북부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자유삶의당(PAJK), 이란쿠르드민주당(PDK-I)과 같은 쿠르드계 무장조직은 대체로 쿠르드족의 자치권 획득을 대의명분으로 반정부 무장투쟁을 벌인다.
그러나 전투력이 강하지 않은 편이어서 국경 방비를 담당하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게릴라식으로 기습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작전을 개시하면서 서부 국경지대를 침입해 이란의 안보를 위협하려는 테러분자들의 활동이 최근 두드러졌고, 9일 서북부 서아제르바이잔 주에서 근무하던 혁명수비대 대원 3명이 피살됐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았다.
혁명수비대가 이 지역의 쿠르드 반군 조직을 겨냥해 군사 작전을 종종 벌이지만 이번에는 피해 정도와 비교해 규모나 동원된 무기 등이 과도할 정도로 비대칭적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지역엔 이란 인구의 7∼8%(500만명 안팎)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이 주로 산다.
작전 대상 지역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과 맞닿은 탓에 쿠르드 자치정부(KRG)가 포격이 국경을 넘었다고 항의했지만 혁명수비대는 "KRG에 테러조직을 단속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라고 반박하면서 작전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한데 대해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지상 전력을 과시하고자 쿠르드계 무장조직을 본보기 삼아 위력 시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장관은 12일 이번 군사작전에 대해 "이란의 국경을 침범하는 적은 모두 단호한 대응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뒤 혁명수비대가 낸 성명과 정확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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