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119국제구조대 예산 편성…해외 재난서 국민 보호"
(공주=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정문호 소방청장은 내년부터 국제구조대 운영을 위한 예산으로 2억원가량을 편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지난 11일 충남 공주 중앙소방학교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구조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여비와 활동비 등 약 2억원으로 잡았다.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예비비로 편성할지 등 세부적인 사항은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구조대는 해외에서 발생한 재난으로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재난발생국 국민 구조활동을 돕기 위해 정부에서 파견하는 119구조대로, 1997년 괌 대한항공(KAL)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이전까지는 파견 비용을 국외여비 등으로 충당해왔으나 최근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를 계기로 유사시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따로 확보해 놓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 청장은 국외에 거주하거나 여행을 가는 우리 국민이 갈수록 많아지는 만큼 재외국민 보호 기능 강화 차원에서 소방관 등 재난안전관리 전문가를 재외공관에 파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헝가리 참사 때도 유럽지역에 소방관 등 재난대응 전문인력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국제구조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가져가야 할지 등을 더 세밀하게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외 교민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필요한데 아직은 소방관의 재외공관 파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지만 별도 예산 없이 한정된 인력 안에서 하다 보니 안내 문자도 일부 국가에만 보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문호 청장은 전국의 소방학교를 특성화해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현재 전국에는 중앙소방학교를 비롯해 서울·부산·광주·인천·경기·강원·충청·경북 등 모두 9개 소방학교가 있는데 보유시설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학교별로 전문화된 훈련시설과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소방학교는 지휘역량 분야에 집중하고, 부산소방학교는 수난구조, 강원소방학교는 산불진압, 경북소방학교는 원자력 사고 분야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정 청장은 "그동안 중앙소방학교는 간부급과 특수교육을, 지방 소방학교에서는 신임 소방사 교육을 주로 맡았는데 앞으로는 강원은 산불, 공항이 있는 인천은 항공화재 등 학교별로 잘 할 수 있는 교육을 테마로 잡아서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소방관 국가직화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일정은 약간 늦어지겠지만 큰 문제 없이 통과될 것"이라며 "다만 지방 입장에서는 시행 시기가 늦춰질수록 확보된 예산이 줄어들게 돼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은 지난달 24일 자유한국당 불참 속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나 한국당의 요청으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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