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김학의 사건 진실 규명하라"…광화문서 '페미시국광장'

입력 2019-07-12 22:58
"장자연·김학의 사건 진실 규명하라"…광화문서 '페미시국광장'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 경찰 규탄 집회도 열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김주환 기자 = "권력층 성범죄 은폐조작, 검찰을 규탄한다.", "부실 수사, 조작 수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여성단체를 주축으로 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1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제1차 페미 시국광장'을 열었다.

시민행동은 "고(故) 장자연 씨 사건, 김학의 사건, 버닝썬 사건 등의 실체와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사건을 왜곡·은폐·축소한 수사당국에 분명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같은 집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는 당겨졌다. 시작은 조선일보다'를 주제로 한 집회에서는 고 장자연 씨 사건 관련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로 활동한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위원회 변호사가 지난 5월 발표된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옛날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면서 "사건 당시 말했던(진술했던) 사람들을 부를 수밖에 없었고, 객관적 자료가 편찬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의혹이 있으면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수사해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 사실, 증거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들은 의혹이 밝혀지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유권자이자 시민'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여성을 거래의 카드처럼, 명절 선물처럼 도구화해서 착취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 여성들이 어떻게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녕하지 않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한 30대 여성은 "남자 앵커는 불법 촬영을 하고, 남자 배우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사고가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수사, 처벌,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행동은 고 장자연 씨 사건의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코리아나 호텔 건물 외벽에 '고 장자연 배우에게 사죄하라', '검찰 경찰 모두 공범' 등의 글귀를 투사하기도 했다.



시민행동 측은 매주 금요일마다 광화문에서 '페미시국광장'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앞에서는 부실·강압 수사 논란이 인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주최로 열린 '데이트폭력 조작수사 규탄시위'에 참석한 시민 30여명은 "가해 여성 처벌하라, 폭력 경찰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문성호 당당위 대표는 "경찰은 남성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지 않은 채 남성에게 폭행·감금·납치 등 말도 안 되는 죄목을 씌워 구속했다"며 "욕설을 사용하거나 윽박질러 원하는 내용을 진술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A(29)씨의 어머니는 이날 집회에서 "경찰은 'CCTV가 없다', 'CCTV를 보지 못했다'며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며 "혼자서 8개월간 공권력과 싸워 재판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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