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아 아버지 '리처드 위트컴 장군' 추모식 열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6·25전쟁 이후 한국에 남아 전쟁고아를 돌본 리처드 위트컴 장군을 추모하는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
위트컴 희망재단은 12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제37주기 리처드 위트컴 장군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은 위트컴 장군의 약력과 업적을 소개하고, 유엔기념공원 장군의 묘역에 참가자들이 헌화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부산대 전호환 총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장군의 딸인 민태정 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이 감사 인사를 전달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유엔기념평화관에서는 '6·25전쟁 전후 복구와 인류애 실천에 힘쓴 위트컴 장군의 삶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세미나도 마련됐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2 군수 사령관이던 위트컴 장군은 전쟁이 끝난 뒤 부산에 남아 다양한 구호 활동과 재건사업을 도왔다.
1953년 11월 27일 오후 8시 30분 부산역전 대화재 때 군수 물자를 풀어 집을 잃은 이재민 3만여 명에게 잠을 잘 천막과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부산대 캠퍼스를 건립할 때 건축자재와 공병부대 등을 지원했고 고아 진료를 위해 부산 메리놀병원 건물을 지을 때도 앞장서 지원했다.
전역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미재단을 만들어 수많은 전쟁고아에게 희망을 심어줬고, 북한지역 미송환 병사 유해 발굴에도 힘썼다.
"내가 죽으면 미국이 아닌 한국에 묻어달라"는 장군의 유언에 따라 1982년 서울에서 타계한 뒤 그의 유해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2017년에는 부인 한묘숙 씨도 그의 곁에 함께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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