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노숙자에 매일 한 시간 씩 '무료 음식' 식당 화제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의 한 레스토랑에서 매일 오후 한 시간 동안 노숙자 등에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색다른 선행을 펴 화제다.
11일(현지시간)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의 세인트존스 시내 작은 음식점 '빅 바이트 피타(Big Bite Pita)'는 매일 오후 3~4시 음식값을 받지 않는 '무료 식당'으로 변신한다.
음식값을 치를 돈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자격'이 있다.
지중해식 메뉴가 전문인 이 음식점은 10년 전 이집트에서 이민을 와 세인트존스에 정착한 에마드 엘라와드 씨가 운영한다. 또 매니저 알라 나투프 씨도 3년 전 시리아에서 온 난민 출신이다.
이들은 힘든 삶을 거치면서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배고픔을 익히 겪었던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다.
식당에서 제공되는 무료 음식은 일정한 제한 없이 메뉴에 있는 모든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무료 식당을 시작한 것은 몇 달 전의 우연한 계기였다고 엘라와드 씨는 전한다.
어느 날 오후 남루한 차림의 손님이 손에 쥔 돈이 3캐나다달러(약 2천700원) 밖에 없다며 이 값의 음식을 달라고 했고, 엘라와드는 즉석에서 "돈은 넣어두고 먹고 싶은 메뉴를 마음대로 고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 때 그가 배불리 먹기만을 바랐다"고 그는 덧붙였다.
매일 오후 3시 이 식당을 찾는 '단골' 피터 볼랜드(27) 씨는 올 때마다 다양한 메뉴를 마음대로 골라 식사를 해결한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 식당을 처음 알았지만, 실제 이 도시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릴 때 보육원에서 자란 불우한 삶을 살아온 그는 이 식당에서 가족을 느낀다고 한다. "이 세상의 고통, 견디기 힘든 우울감이 닥칠 때 여기서는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구호 단체가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 식당이 주는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은 그런 공개 시설에 갈 수 없다"며 "이 식당 사람들은 멋진 이들"이라고 말했다. 식당 출입문에는 '매일 3~4시 노숙자에 무료 음식'이라는 소박한 인쇄문이 붙어 있다. 엘라와드는 "우리 식당에 오는 사람들이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안내문을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많으면 하루 8명, 또는 전혀 없을 때도 있다.
소문이 나면서 요즘에는 일반 손님들이 음식 값을 지불하면서 무료 음식을 위한 기부금도 더해 낸다고 한다.
엘라와드 씨는 "손님들의 이런 온정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며 "배고픈 사람을 돕는 나를 돕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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